<사설>정보강국 건설의지와 예산안

정부가 1조4139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보화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는 올해의 정보화 본예산 1조1418억원에 비해 23.8% 증가한 것이다. 정부가 10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중 정보화 예산을 이처럼 크게 늘린 것은 새로운 국제경쟁력의 원천이 다름아닌 지식과 정보기반의 사회구축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21세기가 디지털과 지식기반의 정보시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가 정보화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우리가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못해 디지털시대의 흐름을 선도하지 못할 경우 우리가 지향하는 세계 10대 지식과 정보강국 도약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투자할 곳이 많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정보화 투자를 확대한 것은 지식과 정보강국을 향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에 지식정보화사회의 성장인프라 확충차원에서 초고속망 고도화사업과 초고속 교환기 추가 설치 등을 통해 국가 기간전산망 용량을 크게 늘린다고 한다. 또 핵심부품과 원천기술분야의 정보통신 기반기술과 차세대 인터넷, 광통신, 디지털방송 등 6대 핵심기술의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G7국가 수준의 과학기술력을 달성하기 위해 연구개발분야에 대한 투자도 올해 3조5000억원에서 내년에는 4조10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정보화 소외계층에 대한 정보화 교육과 정보화 역기능 방지에도 2562억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 예산안을 토대로 정보화를 비롯한 과학기술. 교육·문화관광 등의 각종 사업을 추진하려면 내년도 국민 1인당 조세부담은 151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최근 우리의 경제는 반도체가격 하락과 기름값 폭등, 기업 구조조정 지연, 의약분업 사태, 해외신인도 하락 등의 악재가 겹쳐 제2의 위기설이 나돌 정도로 국내외 여건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경제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세금이 늘어나면 국민들의 부담은 그만큼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인식해 국회심의과정에서 각 분야별로 예산규모가 적정한지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다. 예산심의 과정에 정치적인 고려가 작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의 국내 경기악화는 유가급등, 환율인상 등 외생적인 요인못지 않게 구조조정 지연, 일부 공기업 및 공적자금 투입 기업의 도덕적 해이 등 내생적인 요인이 겹쳐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내년도 예산은 지금처럼 잘못된 사안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과 보완책마련, 관련자에 대한 문책이란 원칙 아래 운용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세금이 잘못 사용돼도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 그리고 그 원인을 규명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들의 세금만 계속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예산의 엄격하고 투명한 집행과 지속적인 기업의 구조조정, 정책의 일관성 유지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지식과 정보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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