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산업, 경기회복 만면희색

일본 전자산업이 반도체 경기회복과 PC, 휴대폰 단말기 등의 호조를 배경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전자단체 및 관련업체들의 실적 상향 수정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전자기계공업회(EIAJ)는 올해 국내 전자공업 생산전망을 상향 수정한다고 밝혔으며 대표적인 전자 4개사 역시 올해 회계연도(2000. 3∼2001. 4)의 영업이익을 당초 예상보다 높게 조정한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EIAJ는 올 일본 국내 전자공업 생산전망을 지난해 12월 시점의 24조4369억엔(98년 대비 3.8% 증가)보다 9.2% 늘어난 25조6905억엔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25일 발표했다. EIAJ는 이번 상향 조정과 관련,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휴대폰 단말기와 아시아 경제의 회복에 따른 수출입 증가를 요인으로 들었다.

EIAJ의 이번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PC의 폭발적인 수요로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

록한 97년의 25조8707억엔에 버금가는 생산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기계 공업생산에는 영상·음성 등 가정용 전자기기, 통신·계측·사무용기기 등의 산업용 전자기기, 반도체 및 IC 등 전자부품·디바이스 등이 포함된다. EIAJ는 올해 전자부품·디바이스의 생산액은 전년대비 17.4%의 높은 신장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정용 전자기기는 해외 현지생산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신장률은 전년대비 3.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자업체들의 실적 호전 전망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 NEC,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등 전자 4개사는 2000년 회계연도의 연결 순이익을 대폭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들 4개사의 영업 이익폭 확대는 반도체 부문의 경기회복 때문이다. 가장 먼저 이익폭을 상향 수정한 도시바는 올 3·4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을 2·4분기 당시 예상했던 650억엔에서 1300억엔으로 늘려잡았다.

또 미쓰비시전기는 올해 실적 전망 수정발표를 통해 이번 회기 연결매출액은 4조2000억엔, 연결영업이익은 2000억엔으로 전기대비 각각 11%, 3.5배의 증가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폰 단말기용 플래시메모리와 통신용 광디바이스,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의 호조가 실적 상향 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연초 190억엔으로 전망하던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도 640억엔으로 늘려잡았다. 이 회사 오카다 세츠로 상무는 『수량 증가와 가격 상승, 원가 개선의 노력 등이 이익폭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NEC와 히타치제작소도 영업이익을 2400억엔과 3000억엔으로 크게 늘렸다.

반면 실적 발표를 10월로 늦춘 후지쯔는 자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정보기기, 통신기기분야에서의 이익폭이 당초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반도체 호조는 계속돼 당초 예상했던 연결순이익 1000억엔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체들의 이익폭 확대 전망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에 의존한 수익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 2·4분기 각 업체들의 연결영업이익을 살펴보면 NEC, 도시바는 반도체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반도체시장이 나빠질 경우에도 성장할 수 있는 수익구조 구축이 향후 일본 전자산업의 성장을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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