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게임리그>KIGL 추계리그 우승자 인터뷰

지난 7월부터 3개월간의 대장정을 펼쳐온 삼성디지털배 KIGL 추계리그가 지난 24일 결선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추계리그의 히어로는 n016의 이지훈 선수. 그는 이번 결선대회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높은 기술력으로 2연패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또 저그의 달인으로 불리는 KTB네트워크 김동우 선수는 악전고투끝에 우승의 고지를 점령했으며 삼성전자 칸의 신인 김인경 선수는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1위의 감격을 맛보았다.

수많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챔피언에 오른 선수들을 만나 우승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피파2000부문 n016 이지훈 선수

지난 하계리그 우승을 달성한 후 『게이머로 데뷔한 만큼 게임리그사에 기록될 만한 전적을 남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던 이지훈 선수(21)는 실제로 이번 추계리그에서 모든 사람이 놀랄 만한 기록들을 양산했다. 지난 하계리그 데뷔 이후 추계리그 8차전까지 불패의 신화를 이어간 이 선수는 리그사에 전무후무한 16연승이란 대기록을 수립했으며 KIGL 최초의 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게이머로 떠오른 이 선수는 『KTB 이형주 선수의 경기를 철저히 분석, 거친 태클을 피해 후방에서 전방으로 한번에 공을 연결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 결승전 승리의 요인이었다』며 『배려를 아끼지 않은 구단에 2번째 우승컵을 선사할 수 있게 돼 무엇보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파 외에도 NBA라이브 등 스포츠 게임이라면 뭐든지 좋아한다는 이 선수는 『부담없이 게임을 즐기면서 시합에 임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며 대기록 달성의 비결을 전했다.

△스타크래프트 남성부문 KTB네트워크 김동우 선수

프로게이머 1세대로 KIGL의 저그대왕으로 불리고 있는 KTB네트워크 김동우 선수(19)는 그동안 명성에 어울리는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게 사실.

이런 부진을 씻고 추계리그 예선 1위에 이어 우승을 거머쥔 김 선수는 『우승의 문턱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셔 이번 추계리그 만큼은 필승의 각오로 출전했다』며 『결선대회에서 거의 1년 만에 차지한 우승이어서 한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김 선수의 추계리그 우승 여정이 결코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시즌 초반에는 신예돌풍을 주도한 하나로통신 봉준구 선수에게 막혀 1위 자리를 내줘야했고 시즌 후반인 9차전에서는 IBS네트 임요환 선수에게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더욱이 2승 1패로 판가름난 결승전은 아무도 승리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경기였다.

『1차전은 초반 러시, 3차전은 멀티를 이용한 대량의 자원확보 전략을 구사해 고도의 심리전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며 『결승을 앞두고 오피스텔까지 잡아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스타크래프트 여성부문 삼성전자 칸 김인경 선수

삼성전자 칸의 김인경 선수(26)는 10∼20대 초반의 선수들이 주도하고 있는 프로게임계에 뒤늦게 뛰어든 늦깎이 선수다. 따라서 이번 추계리그에 데뷔한 그녀를 신인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어색함이 있다.

『친구따라 우연히 PC방에 들렀다가 스타크래프트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으나 이제는 다양한 전술과 심리전을 펼칠 수 있는 게임에 흠뻑 빠져버렸다』며 게임입문의 동기를 설명했다.

평범한 회사원이던 김인경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 지난해부터 중소규모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던 김 선수는 올해 초 배틀탑전국대회 여성부문에서 1위에 올랐으며 아이터치(itouch)배 대회, SBS 최강자전 등에서 4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추계리그를 통해 KIGL에 데뷔한 김 선수는 저그를 이용, 대량의 유닛을 생산해 전투를 펼치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시즌 중반부터 신인돌풍을 주도했다. 결승전에서도 김 선수는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이며 상대의 기선을 제압, 2 대 0의 완승을 거뒀다.

『그동안 남몰래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했던 것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면서 『슬럼프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은 감독님과 구단 선수들의 배려에 감사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