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컴퓨터업체들이 개인휴대단말기(PDA) 시장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 양산체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국내 PDA업체들의 사업기반이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HP·컴팩코리아·팜컴퓨팅·LGIBM 등 외국계 컴퓨터업체들은 국내 PDA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판단, 연내에 PDA 시장참여를 목표로 신제품 도입 및 유통채널 확보에 착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기술력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무기로 이미 지난해부터 세계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워 시장공략에 나설 예정이어서 국내 업체가 사업기반을 다지기도 전에 주도권을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업체의 경우 대부분 내년 상반기를 양산체제 시점으로 잡고 있는데 그나마 4∼5개 업체를 제외하면 부품부족과 기술력 미흡으로 양산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지난 4월 미국에서 발표한 이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PDA인 「조나다545」 「조나다548」 2개 모델을 도입해 오는 11월초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으며 유통채널을 일반 시장과 기업용 시장으로 이원화해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HP가 선보일 조나다 시리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CE를 운용체계(OS)로 240×320의 해상도를 지원하는 LCD화면, 히타치의 133㎒ 중앙처리장치(CPU), 32MB 플래시메모리(조나다545는 16MB) 등의 사양을 갖추고 있다.
세스컴을 총판업체로 선정해 지난해말 국내 시장에 진출한 미 팜컴퓨팅은 그동안 세스컴에서 전담하다시피 했던 판촉행사를 직접 챙기는 등 국내 현지 영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팜컴퓨팅은 이와 관련, 아시아태평양 담당 크래그 윌 이사가 직접 방한해 거래업체 및 유통사업자와 다각적인 차원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지난 19일에는 직접 신제품 발표회 및 시연회를 갖기도 했다.
LGIBM(대표 변보경)은 지난 20일 미국 팜컴퓨팅사의 「팜파일럿 Vx」와 동일한 사양의 PDA인 「워크패드 c3」를 발표, 이 시장에 새로 참여했다. 「팜OS 3.5」를 OS로 채택한 「워크패드 c3」는 주소록·일정관리·메모장·달력 등 PDA 기본기능은 물론 인터넷검색·전자우편이 가능하고 적외선 포트와 핫싱크기술을 활용할 경우 노트북 및 데스크톱 컴퓨터와 데이터통신도 할 수 있다.
지난달 국내에 「IPAQ포켓PC」를 발표했던 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는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이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로 하고 현재 미 본사와 제품도입 및 물량규모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PDA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PDA시장 공략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PDA가 CDMA와 결합되면서 차세대 정보단말기로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기술력을 앞세운 외국 컴퓨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상륙할 경우 PDA시장은 외국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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