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0세기 말부터 세계 경제의 최대 화두는 「디지털」이었다.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정보가 정보기술(IT)의 급격한 발전에 힘입어 디지털로 생성, 전송되기 시작한 것이다. 21세기도 정보의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 분명하고 정보가 새로운 경쟁력의 근원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면 디지털 정보체계의 구축은 기업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다.
디지털 경영체제란 한마디로 「속도」와의 전쟁체제라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GE의 잭 웰치 등 앞서가는 기업들의 리더들은 조금씩 다른 표현과 방법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디지털 경영의 화두로 한결같이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IT세계에서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거의 절대적인 존재다. 더구나 그 기업이 컴퓨터나 통신, 인터넷 등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인 경우 CEO의 비전과 경영철학은 향후 사업 추진 전략과 기업 운명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이들이 어떠한 철학과 스타일로 기업을 이끌어 왔고 또 이끌어 갈지는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의 기업 경영이 마치 잘 포장된 도로에 세단을 타고 달리는 것과 같았다고 한다면 이제는 지프를 타고 미지의 산악 길을 달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IT업계에서 성공한 대부분의 CEO들은 무엇보다 미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과감한 추진력, 탁월한 리더십 등을 공통적인 덕목으로 갖추고 있다. 이같은 덕목이 해당기업을 세계 최고로 키워냈고 경쟁업체는 물론 IT업계 전체의 전개방향에도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가전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사상 처음으로 영업활동으로만 1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GE의 이런 성공에는 「디지털 경영」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잭 웰치 회장이 있어서 가능했다. 그는 왼손에는 스피드 경영, 오른손에는 인터넷을 들고 세계 최고의 디지털 경영을 추진해 왔다.
「구조조정의 대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라는 별명을 가진 웰치 GE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해 『기업안에 존재하는 권위적인 벽을 허물어야 한다. 조직 구성원이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를 최대한 공유하고 활용하는 수평적인 지식 습득문화가 GE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드는 원동력』이라며 스피드 경영에 필요한 조직원 사이의 벽 허물기를 주장했다. GE가 21세기 기업경쟁력을 좌우할 경영덕목으로 신속성(스피드)을 꼽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 웰치 회장의 말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델컴퓨터를 창업한 마이클 델도 디지털 시대를 여는 30대 파워엘리트의 선두주자다. 델은 그의 저서 「다이렉트 프롬 델(Direct from Dell)」에서 디지털시대의 3가지 성공비결을 제시한다. 그것은 첫째 「당신의 세계를 인터넷과 연결하라」, 둘째 「불필요한 중간단계는 과감히 생략하라」 그리고 셋째는 「인터넷으로 고객의 맥박을 읽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는 과거로부터 탈출해 첨단 IT인프라를 기반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업과 CEO만이 살아 남는 세상이 될 것이다. 피터 드러커도 그의 저서에서 『구조조정기에는 변화하는 지도자(change leader)만이 살아 남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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