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인터넷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대형 통신업체들이 잇따라 광케이블 구축에 나서면서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몇 년간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같은 유럽 경제의 중심지에 원활한 데이터 교환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광케이블이 설치됐고 광케이블 구축 열기가 유럽 전역으로 퍼져가는 추세라고 전하면서 특히 브리티시텔레컴, 월드컴 등 대형업체들은 물론이고 레벨3커뮤니케이션스, 비아텔 등 신규 중소업체들도 광케이블 구축에 가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광케이블 구축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결국 이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통신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업체들의 광케이블 구축이 가속화하면서 회선사용료가 급격히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초의 범유럽 네트워크인 헤르메스링의 10년 임대료는 3년전 1800만달러였으나 올해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600만달러로 떨어졌다. 대서양을 연결하는 회선은 지난 97년 15년간 임대료가 1600만달러였으나 내년에는 85만달러라는 헐값에 임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회선 임대료는 앞으로 매년 50∼60% 가까이 인하될 전망이다.
이같은 저가경쟁의 부작용은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이악시스는 지난주 경쟁업체들의 저가정책을 따라가다 결국 자금위기를 맞아 법정관리 상태에 빠졌다.
시장전문가들은 업체들이 현재와 같은 추세로 광케이블 확충에 나선다면 2∼3년 후에는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서 업체들간 「제살깎기」식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분야의 수요는 항상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으며 따라서 이는 기우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고속인터넷이 대중화하면서 광케이블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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