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들을 둔 주부다. 우리 아이는 노는 시간의 대부분을 게임을 하며 보낸다. 대화도 게임 이야기가 많고 토요일이면 PC방이나 집에서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하며 우정을 쌓기도 한다. 우리가 청소년기에 많은 시간을 보냈던 만화방이라는 놀이공간이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PC방으로 바뀐 것 같다.
물론 나도 어려서 만화를 많이 보았고 그 만화들을 통해서 상상력과 꿈을 기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느 것이나 그렇듯이 좋은 내용의 만화도 있었고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내용의 만화들도 많았다. 똑같은 논리로 봤을 때 지금의 게임들도 그러하다. 더구나 게임은 멀티미디어 매체여서 어떤 면에서는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다.
최근 방한한 미국의 게임업체 웨스트우드사의 부사장 마크 스캑스(Mark Skaggs)에 대한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스캑스 부사장은 게임산업도 각 나라의 문화를 반영한다며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빠른 템포의 게임을 통해 단시간에 승부를 내고 싶어하고 랭킹상승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반면에 미국 게이머는 생각을 하며 게임 자체를 느긋하게 즐기고 싶어한다고 한다.
게임의 인기 장르 역시 미국에선 간단한 퀴즈 퍼즐 게임이 인기고 그 뒤를 액션게임, 전략게임, 롤플레잉 게임, 스포츠 게임, 시뮬레이션 게임이 고르게 인기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스타크래프트를 위시한 전략게임과 창세기전 등의 롤플레잉 게임이 시장을 장악하다시피하고 있다.
「쌈장」이란 ID로 TV광고에 출현한 게이머가 아이들의 우상이고 공중파 방송에서도 게임 중계를 해 주는 현실이니 게임이 이 시대 하나의 문화현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폭력성이 난무하고 빠른 승부를 내는 게임들은 아이들 정서에 꼭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다. 비록 상업성이 떨어지더라도 게임업체들이 아이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우리나라에서도 건설·경영 등 생각을 요구하는 시뮬레이션 게임과 어드벤처 게임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게임을 통해 아이들이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고 생각이 발전하며 어떤 의미에선 감동까지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앞으로 게임산업이 명실상부하게 발전할 것이고 게임은 에듀테인먼트 산업의 핵이 되며 종합예술산업으로까지 발전할 것이다.
이제 아들과 함께 PC방이나 집에서 게임을 하고 싶고 게임을 하는 그 시간이 유익하다고 느끼게 되길 바란다.
고유미 서울시 양천구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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