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산업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 고효율, 고부가가치의 디지털 경제」. 신경제(new economy)를 일컫는 말이다. 신경제는 기존의 경제이론을 파괴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호황이 탄생시킨 신조어다. 신경제를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디지털 혁명이며 인류역사상 세번째 변혁인 「디지털 혁명」으로 다가온 디지털 경제를 일컫는 새로운 용어가 신경제인 것이다.
이같은 변화의 결정적인 계기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사이에 등장한 정보통신기술과 1980년대 후반에 시작된 디지털 기술이 접목 되면서부터다. 이 디지털 혁명은 농업·산업혁명과는 대조적으로 정보통신 인프라와 인터넷망을 통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전세계로 파급되고 있다. 농업혁명은 파급되는 데 대략 5000년, 산업혁명은 200년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디지털 혁명은 30년만에 전세계로 확산된 것이다. 첫 도입 이후 이용자수가 5000만명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이 라디오는 38년, TV는 13년인데 비해 인터넷은 5년이라는 분석은 이른바 광속이라는 표현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으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산업경제에서 정보경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자본주의 경제는 지난 400여년동안 새로운 변화의 역사를 통해 성장해왔다. 상업혁명의 시기였던 17세기, 증기기관과 기계의 발달로 변격적인 1차 산업발전을 이룬 18세기, 철강과 화학공업이 주인공으로 떠오르며 2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19세기,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을 활용한 3차 산업혁명인 20세기 등 나름대로 역사적 발전을 겪어왔다. 하지만 신경제에서는 네트워크 경제, 지식자본, 수확체증의 법칙, 인플레이션 없는 고성장 등 20세기 산업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화두들이 떠오르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정보와 지식」이다. 물리적으로 느끼기 힘든 정보나 지식 자체가 일종의 상품으로 공급·유통·수요되며 경제활동의 대상이 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히 정보뿐만 아니라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되고 있다. 정보와 기술이 합해져 상품화되거나 이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전면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80년부터 신경제를 추진해 지금까지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최근 미국 경제를 흔히 저물가·저실업률·장기호황의 모델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지난 90년대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기술투자를 대폭 늘려 생산성을 확대했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다. 특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세계 전자정보통신산업을 선도하면서 명실상부한 신경제의 주체로 등장했다. 덕분에 미국은 10년 이상 경제적으로 안정을 누리고 있다.
미국의 신경제가 이처럼 성장하는 것은 장기간의 구조조정작업을 거쳤고 이어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를 구축해 경제·사회·문화 등의 여건을 지식기반 사회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사전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경제 추진에 따른 철저한 정지작업을 하고 그 위에 지속적인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투자확대로 신경제가 날개짓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덕분이다.
물론 IT산업과 같은 새로운 산업이 출현해 저물가·저실업·경기호황을 견인했던 시기는 과거에도 수차례 경험했다. 1860년대 철도·전신의 보급, 1920년대 도로망의 확충과 전기·전화의 대중화, 1960년대 가전산업의 발달에 따라 경제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경제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사회·문화구조가 총체적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혁명으로 제조업과 유통·금융의 효율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경제활동에 따라 막대한 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인터넷 사용의 보편화로 기업·정부·사회조직이 수평적 구조로 변화하고 있으며 기업과 사회의 네트워크화와 정보공유가 확대되고 있다.
일부 비관론이 있기는 하지만 과거 호황기와 달리, 비효율적인 기업들이 퇴조하고 있고 IT분야 벤처기업들이 도약하고 있으며 기업가 정신과 인터넷의 결합으로 시장진입장벽이 철폐되고 전자상거래가 빠르게 확산되는 등 기업의 경영체제와 경제·사회적 환경이 새로운 경제의 틀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최근 나스닥의 붕괴로 그동안 잘 나가던 신경제를 놓고 긍정론과 신중론으로
시각이 엇갈리고 있지만 긍정론자들은 신경제의 미래가 밝고 상당기간 이런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신경제가 미국의 경제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고 정보통신과 컴퓨터 소프트웨어, 인터넷 등 첨단기업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다는 것이다.
이제 이런 신경제의 흐름은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물가가 하락하는 등 신경제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경기순환상 장기침체에서 벗어나는 시기여서 경기상승을 모두 신경제 현상이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각국의 IT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경제패턴을 형성하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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