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30일 단행한 「대리점 신규 단말기 공급중단 조치」를 둘러싸고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들이 즉각 공박에 나서는 등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이번 조치는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카드는 다 보여줬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PCS 3사는 「일회성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며 조목조목 부당성을 따지고 들었다. 이들 3사는 30일 공동 보도자료까지 냈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유통라인에 직접 제품공급을 하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을 선택한 만큼 「의심하지 말라」는 자세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110만명의 가입자를 단기간에 줄이겠다는 결단을 내린 셈이다.
반면 PCS사업자는 011·017의 행동에 대해 덤덤한 표정이다. 대리점에 대한 신규 단말기 공급중단을 사실로 믿지 않기 때문이다. 양사가 신규 단말기 공급을 하지 않지만 이미 전국 각 대리점에 7만대에서 10만대에 이르는 단말기가 배포돼 있어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단말기 제조업체의 유통라인을 통해 대리점이 공급받는 물량도 절반가량이나 돼 별 소용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선언적 의미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평가절하한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단말기고유번호(ESN)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지만 이를 객관적 위치의 제3의 기관이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PCS사업자들은 011·017 양사의 신규 단말기 대리점 공급중단 조치가 공정위, 정통부, 단말기 제조업체의 압박을 통해 유리한 상황을 연출하려는 유화적인 제스처로 분석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번복이 가능한 조치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 발표 마감시한인 10월 18일 이전에라도 유리한 조건이 나온다면 번복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들의 결론은 이번 조치가 공정위 결정을 앞둔 명분 축적용이라는 것이다.
011·017의 신규 단말기 공급중단 조치가 「명분쌓기냐, 아니면 가입자 점유율 줄이기냐」하는 평가는 이들이 공정위에 제출한 이의 신청내용 분석을 통해 가능하다.
011과 017 양사는 내년 6월 30일 이전까지 시장점유율 50% 미만으로 감축시키기 어렵다며 이행기간을 1년간 연장해줄 것을 공정위에 요청했다. 이의 신청서에는 단말기 보조금이 폐지된 상황에서 가입자를 줄이려면 요금인상을 해야 한다는 것, 내년 6월말 이전에 시장 점유율을 50% 미만으로 떨어뜨릴 경우 이를 인정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PCS사업자들은 011·017이 외형적으로는 가입자 줄이기라는 명분을 활용하면서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서비스 선택권, 대리점의 생존권, 단말기 제조업체의 불황을 업고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신규 가입행위를 중단할 경우 전기통신사업법 3조 1항의 「역무제공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냐고 질의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한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내세울 수 있는 히든 카드는 011과 017의 사용요금 인상. 양사가 요금 인상을 들고 나올 경우 정통부로서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통신요금 인상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앞에서 정통부는 요금인상 불가를 밝힐 것이고 이 경우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선택은 분명해진다. 가입자 점유율을 낮출 방법이 「더이상 없다」는 것이다.
PCS사업자들이 우려하는 점도 바로 이것이다. PCS사업자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기업결합 발표 이후 판매제조사, SK글로벌을 통한 단말기 할부제도를 지속하고 있으며 신규 판촉활동, 광고비 등도 심결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PCS사업자들은 현재 조치 대신 신규가입 전면중단, 011·017 대리점에서 PCS판매 허용, PCS전환가입자에 인센티브 지급 등 실질적인 조치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바둑으로 치면 서로의 대마가 얽히고 설켜 사활을 건 중반 전투가 진행되는 셀룰러와 PCS의 줄다리기는 잇따른 묘수가 등장, 심판관인 정통부조차 긴장시키고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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