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디지털 시험방송에 들어간 SBS를 필두로 KBS와 MBC가 3일부터 시험방송에 나서는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디지털 방송이 일제히 시작된다.
디지털 방송은 과거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뀐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문화·산업적인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방송의 단순한 화질·음질의 차이뿐 아니라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컴퓨터·인터넷과의 결합을 이뤄냄으로써 TV가 바보상자라는 오명을 씻고 지식의 총아로 거듭나게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방송 실시는 산업측면에서도 디지털TV 수상기와 세트톱박스, 디스플레이, 부품, 디지털 콘텐츠 등 관련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면서 천문학적인 경제적 신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 방송은 방송사뿐 아니라 TV와 디스플레이, 부품을 생산하는 전자업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디지털 시험방송이 시작되면 시청자들은 각각 15번(KBS1), 14번(MBC), 16번(SBS) 채널을 통해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다.
이번 시험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은 방송사별로 매월 약 120∼900분씩 편성된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디지털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방송 3사는 2010년까지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을 병행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모든 프로그램을 두 방식으로 동시에 송출할 계획이기 때문에 향후 10년간은 아날로그나 디지털 수상기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방식 프로그램의 경우 아날로그로, 아날로그 방식 프로그램은 디지털로 변환해 송출하기 때문이다.
현재 방송사들은 디지털 시험방송에 맞춰 전용 편집실 제작을 마무리했거나 마련할 예정이며 전용 스튜디오 제작과 중계차 도입 등을 서두르고 있어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국내 스포츠 경기도 디지털 방송으로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에 보급된 디지털 방송 전용 수상기는 전체 가구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일반 시청자에게는 이번 시험방송이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방송은 9월 시험방송에 이어 내년 9월께 본방송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정한 디지털 방송 일정에 따르면 내년부터 2002년까지 수도권과 경기지역에 디지털 방송이 송출되며 2005년까지 방송 시청권역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또 2002년부터는 케이블TV와 데이터방송도 디지털화하고 2003년부터 라디오방송까지 디지털화하는 등 모든 방송환경이 디지털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향후 5년간 투자되는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쟁점이 되고 있다.
방송 3사는 디지털 전환자금을 자체 조달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정부와 가전업계 등에서 이를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위원회는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문화관광부 등 정부부처와 방송 3사, 가전업체 대표 등으로 이루어진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를 통해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방송추진위는 20년간 동결돼온 수신료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가전업체들의 프로그램 협찬 등도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
또 방송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송방식 선정과 관련된 문제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가 지난달 「디지털 지상파 전송방식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 시청자연대회의,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 3개 단체가 공동성명서를 통해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송방식을 재검토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정통부가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 계획과 관련, 지난 97년 미국의 ATSC(Advanced TV System Committe, 첨단텔레비전방식위원회)를 지상파 디지털 전송방식으로 채택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ATSC의 변조방식인 8-VSB가 유럽의 COFDM 방식에 비해 이동수신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휴대 및 실내 수신에 약하다는 것이 재검토를 요구하는 주된 이유다.
정통부에서는 전송방식을 변경할 의사가 없음을 공식 발표했으나 산업계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전송방식에 대한 비교실험 여부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 가전, 부품,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황금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국내 디지털TV 시장은 2001년 42만대 규모에서 2002년에는 76만대, 2003년에는 128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세계시장에 수출되는 물량까지 합치면 국내 업체들은 엄청난 규모의 신시장을 얻게 되는 셈이다.
현재 국내 업체들의 디지털TV 기술수준은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세계 정상에 올라 있다.
국내 가전 3사는 이미 97년에 디지털TV의 핵심부분을 하나의 칩으로 처리할 수 있는 원칩화에 성공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나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세계적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디지털 방송 상용화에 따른 국내 업계의 세계시장 점령이 기대되고 있다.
가전 3사가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디지털TV 세계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약 50%에 이른다. 목표수치이긴 하지만 이미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미국·유럽지역을 보면 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전세계 디지털 방송 상용화는 결국 국내 가전업계가 세계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다.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 디지털 환경에 맞는 프로그램 제작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또 지상파 방송사뿐 아니라 프로그램공급자(PP)와 독립제작사 등도 디지털 제작장비를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디지털 방송장비 시장과 솔루션 시장도 특수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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