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4세대 이통시스템 개발

우리나라에서도 제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개발이 시작됐다는 소식이다. 최근의 국내외 정보통신 기술동향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한마디로 숨이 가쁘다. 지금이 IMT2000이라 불리는 제3세대 이동통신시스템 사업자가 선정되기도 전임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러한 감이 들 것이다.

이러한 소식은 또한 시장변화에 대한 속도감을 만끽하기에 앞서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일반국민, 더 구체적으로는 대다수의 정보통신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는 사안이다. 시장원리나 소비자들의 최근 소비성향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일은 더욱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도하면서도 점점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패턴에서 보면 이런 움직임은 분명 자연스럽다 못해 고무적이다. 사회·국가적으로도 한발 앞선 기술의 개발과 축적 그리고 상용화는 정보통신 기술이 좌우하게 될 21세기 지식사회에서의 기업경쟁력, 국가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정보통신 소비자들 역시 당연히 그같은 흐름을 능동적으로 수용해서 활용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오는 2010년 이후 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4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은 음성과 멀티미디어가 결합된 형태의 IMT2000에 현재의 데스크톱 수준의 컴퓨팅 기술이 결합되는 형태라고 한다. 또한 정보 전송속도도 현 제2세대 시스템보다 최고 2000∼3000배의 향상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것이 실현되면 그야말로 세계는 휴대할 수 있는 지식단말기 시대, 또는 휴대할 수 있는 사무실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유럽·일본·미국 등 통신선진국은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앞서 제4세대 이동통신시스템에 대한 표준개념 정립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이들 선진국은 최근의 각종 회의 등에서 전송속도가 무려 155Mbps에 이르는 이른바 「비욘드 IMT2000」 시제품을 개발해 시연에 들어갔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비롯해서 SK텔레콤·삼성전자·LG정보통신 등 간판급 정보통신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들이 함께 추진하게 될 제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개발 계획 역시 선진국들의 그것과 유사한 전송속도 및 다양한 데이터 송수신을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핵심기술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한발 앞서 세계적 흐름이나 수준에 동참하려는 노력은 백번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진정한 평가는 개발주체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전제조건을 수행하려는 노력이 반영됐을 때 가능할 것이다.

우선 개념적 차원에서 새로 개발하게 될 제4세대 이동통신시스템과 2·3세대 시스템과의 차별성을 분명히 함으로써 정보통신 소비자들의 혼선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또한 IMT2000사업자 선정과정에서도 제기됐던 여러 기술적 문제, 이를테면 호환방식 혹은 세대간·지역간 로밍방식 등 포괄적 의미의 시스템 호환성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여유를 갖고 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경우 제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개발사업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정보통신 소비자 모두에게 진정한 「황금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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