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91)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1>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거래소 상장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때만 해도 거래소시장만이 증권의 핵심 시장으로 생각됐기 때문이었다. 코스닥시장이 정식 설립된 것은 이미 장외시장이 형성되어 거래되다가 매매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코스닥증권이 세워지면서였다. 1996년 7월부터 매매시스템이 가동되었다. 그것이 다음해에 법률적으로 뒷받침이 되어 주식시장으로서 면모를 갖췄다.

그러나 처음 발족할 때만 하여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일부가 거래소시장의 차선책으로 주식을 공개하는 방법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점차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투자가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위험성은 있으나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투기꾼들조차 몰렸다. 더구나 나스닥이나 자스닥의 활성이 코스닥의 폭발적인 성장을 도운 것이 사실이다.

이제 코스닥시장은 거래소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중인 후보기업의 시장이 아니다. 더구나 그동안 생각하였던 차선책으로서의 주식 공개 시장도 아니다. 이제는 다른 특성을 지닌 별개의 시장이다. 나는 거래소시장에 주식을 공개하려던 생각을 바꿔서 코스닥에 내놓기로 했다. 그것은 코스닥시장의 등록 조건이 거래소시장의 상장 조건보다 덜 까다로워서가 아니다. 물론 자격조건으로 하면 거래소시장은 충족 사항이 많다. 기본적으로 5년 이상의 영업실적이 있어야 하고 30억원 이상의 자본금에 5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 요건이 필요하다.

내가 거래소시장에 상장시키려던 주식 공개를 코스닥으로 결정한 것은 그와 같은 자격조건 때문이 아니라 벤처기업으로서 성장해 온 기업의 성격상 코스닥에 맞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코스닥은 거래소시장에 없는 세제지원을 비롯한 여러 가지 혜택이 주어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었다.

나는 간부들을 모아놓고 코스닥 등록을 위한 제반준비를 하도록 했다.

기업을 코스닥에 등록하는 것은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지만 나의 경우는 개인기업에서 공기업으로 환원하는 의미가 강하다. 이제 이 기업은 나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영준소프트웨어가 코스닥에 등록할 것이라는 소문은 단번에 퍼졌다. 그리고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기관 투자업체가 나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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