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컨소시엄 구성을 앞두고 정보통신 벤처업계가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간 경영자들의 끈끈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차돌같은 단결력을 과시하던 벤처업계가 자사 이익을 앞세운 각개약진은 물론 입장을 달리하는 회원사 및 회원에 대한 직접 공격까지 감행, 이대로 가다가는 업계 공동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각 단체 및 협회의 존재의미마저 퇴색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보통신 벤처업계의 파열음은 지난주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해체를 결정하면서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정보통신 중소기업들이 대그룹 중심의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대거 이탈, 중소기업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능해지면서 분열조짐을 드러냈다.
그간 정보통신분야 벤처기업의 입장을 대변했던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 부품관련 단체 등이 표준논쟁에 참여하면서 단체 소속회원사들은 이해기반에 따라 동기식, 비동기식 진영으로 분열이 가속화됐다.
업계 분열은 기술표준방식을 둘러싸고 대그룹 컨소시엄의 의견을 벤처기업에 대변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텔슨전자(대표 김동연)가 삼성전자·현대전자와 함께 동기식이 우월하다는 주장을 내면서 벤처업계 기술표준 논쟁이 촉발됐다.
이에 대해 국내 정보통신 벤처기업의 대표단체인 벤처기업협회(회장 장흥순)와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회장 김성현)가 지난 25일 자료를 통해 비동기식이 우월하다는 내용의 맞불을 놓으면서 격화됐다.
내용은 동기식과 비동기식의 산업체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가하는 문제다. 벤처기업협회와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는 중소·벤처기업들의 80%가 비동기식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2002년까지 개발에 성공, 2007년까지 단말기 분야에서 동기식에 비해 40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비동기식을 두둔했다. 이 단체는 나아가 비동기식이 국익에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기존 유력장비업체가 왜곡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동기식을 선호하는 텔슨전자 등은 이들 단체의 주장이 회원사 입장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컨소시엄에 참여한 일부업체와 비동기식 공동개발 관계가 있는 몇개사의 의견을 대변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텔슨전자 등은 국내 중견·중소업체들이 동기식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비동기식 진영을 압박했다. 이들은 CDMA단말기 제조업체 13개사, 시스템업체 3개사, 시스템 관련 협력업체 150개사, 부품공급업체 750개사, 사출임가공 150개사 등 2만여개 업체나 된다며 비동기식 주장을 일축했다.
PICCA 진영은 소속 회원사 중 동기식 진영의 반발이 거세지자 중소·벤처기업 발전을 위해 동기·비동기식에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라며 28일 수정했다.
정보통신 벤처업계의 이같은 분열은 사업자의 IMT2000 표준방식 결정에 따라 자사의 수익기반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벤처 단체의 소속회원사들이 한국통신, SK그룹, LG그룹의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소속단체를 끌어들이는 바람에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비제조업체의 싸움에 벤처기업이 끼어들어 대리전을 치르는 양상이라며 사업자 선정이 끝나더라도 정보통신 벤처업계의 양대조직인 PICCA, 벤처기업협회의 분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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