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기술발전과 인터넷에 대한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에 힘입어 간단한 메시지 송수신 단계에 머물던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이제 기업 업무용으로까지 서비스폭이 넓어지고 있다.
서비스 초기 9.6Kbps이던 데이터전송 속도도 오는 10월부터는 IS-95c의 도입으로 128Kbps로 대폭 빨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변화는 WAP과 ME간 치열하게 전개돼 온 표준화전쟁이 컨버팅기술의 등장과 발전으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 콘텐츠 확보전이 숨가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국내 이동전화 이용인구는 2800만명으로 이들은 무선인터넷의 거대한 잠재수요층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1600만에 달하는 PC기반 인터넷 이용인구를 머잖아 능가할 것으로 점쳐지는 무선인터넷시장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5회에 걸쳐 점검해본다.
<글싣는 순서>
1. 표준전쟁 더 이상 의미없다
2. 무선포털이 뜬다
3. 콘텐츠 유료화
4. 전자상거래
5. 무선인터넷의 미래
1. 표준전쟁 더 이상 의미없다
이제까지 무선인터넷 기술 분야에서 관심의 초점은 WAP과 ME 양대진영의 싸움으로 압축돼 왔다. WAP진영과 ME진영은 노키아·에릭슨 등 유럽업체 연합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맹주가 돼 그동안 세계 무선인터넷시장을 평정하려고 각축전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제 이같은 표준전쟁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표준전쟁의 한가운데에서 활약해오던 국내 휴대전화사업자들이 더 이상 표준화 싸움에 힘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표준화대신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프로바이더(CP)를 확보해 이용자들이 많이 찾도록 함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한편 나아가 콘텐츠 수입까지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저마다 기술적 우월성 및 세계적인 흐름 등을 표면에 내세우며 자사가 채택한 표준확산에 열을 올리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휴대전화사업자들의 이같은 변신을 초래케 한 것은 서로 다른 표준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유무선 자동 변환기, 즉 무선컨버터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버터를 사용하면 한가지 표준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개발한 후 다른 표준에 맞도록 자동으로 변환할 수 있어 CP의 노력과 비용을 한결 줄일 수 있다. 이통사업자가 어떠한 표준을 채택하든 CP는 규격에 구애받지 않고 어느 사업자에게든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서로 다른 무선인터넷 표준간을 연결시키는 무선컨버터는 최근 들어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유선, 즉 HTML 기반 콘텐츠를 무선형식에 맞게 변환해 주는 변환서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외주를 받은 아이소프트가 한국통신프리텔이나 한국통신엠닷컴에 제공했고 LG정보통신이 LG텔레콤에 공급하는 등 초기 시장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다.
유무선 표준을 통틀어 자유롭게 변환해주는 컨버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컨버터들은 XML의 최대 장점인 이기종 솔루션과의 뛰어난 상호 연동성을 적용해 너도나도 XML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국오라클이 내놓은 「포털투고」는 XML 기반의 무선인터넷 개발 플랫폼이다. 포털투고의 아키텍처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콘텐츠 데이터를 미리 DB화한 다음 이용자로부터 요청이 있을 경우 WML, m-HTML, HDML 등 서로 다른 형식의 휴대폰 및 PDA 등에 맞도록 데이터를 변환해 제공한다. 포털투고는 현재 라이코스코리아가 도입해 9월부터 본격 실시할 무선인터넷 시스템으로 활용중이다.
국내 벤처기업의 제품개발도 활발하다. 아이비정보시스템, 모비츠, 인사이드코리아 등이 개발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 제품 역시 XML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이용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순간적으로 데이터를 변환해 보여준다.
대표적인 무선 프로토콜인 WAP이나 m-HTML은 겨우 2인치 안팎에 불과한 휴대폰 단말기에서 아주 기본적인 내용만을 보여주기 위한 텍스트 기반 규약이다.
XML에 기반한 컨버터 등장 외에도 무선전송 속도의 고속화도 기존 표준화싸움을 무색케 만들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시범서비스가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IS-95C 서비스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128Kbps 정도로 IS-95A에 비해 10배 이상 된다. 이는 곧 텍스트 위주의 데이터가 아닌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와 같은 간단한 동영상 서비스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텍스트만을 지원하는 WAP이나 m-HTML의 표준논쟁은 꼬리를 감출 수밖에 없다. 대신 액정화면이 약 4인치 정도되는 단말기에 간단한 이미지 파일이나 동영상까지 볼 수 있는 HTML이나 XML 기반 서비스가 무선상에서 제공되리라는 전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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