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사이버증권>주시시장 새 풍속도

◇거래수수료 인하경쟁

증권거래 수수료에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 98년 8월부터로, 정확히 사이버증권거래의 도입시기와 일치한다.

처음 수수료 인하를 단행한 대상이 사이버공간에서 투자자가 직접주문을 내는 계좌였고 또 이런 사이버 주식거래에 대한 수수료의 인하경쟁이 우리나라 증시를 세계에서 사이버 트레이딩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로 만들었다.

가장 먼저 수수료를 내린 곳은 세종증권. 객장 주문이나 전화 상담고객 주문을 제외한 사이버상의 거래에 대해 기존 수수료의 절반만 받기로 하고 업계에 선전포고를 했다. 이후 우후죽순처럼 각 증권사들은 사이버 고객 확보를 위해 수수료 인하 경쟁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사이버 트레이딩만을 전문으로 하는 증권사가 설립됐고 기존의 영업점을 갖고 있는 오프라인 증권사들도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을 정비, 앞다퉈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는 낮을수록 좋지만 이런 수수료의 인하로 각 증권사들은 수익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여전히 위탁수수료는 증권사의 주수입원인데 비해 너무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다 보니 고객확보의 증가가 수익의 확대로 연결되지 않게 된 것이다. 또 낮은 수수료를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려 했던 사이버 증권사들도 아직 손익을 맞추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현재 사이버 매매거래의 비중이 60%에 육박했다는 점을 감안, 향후 증권사들은 새로운 고객확보를 위한 수수료 인하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서비스의 질로 기존 고객을 유인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일부 대형 증권사와 사이버 증권사에서 수수료를 높인 것은 증권사의 수익원 확보라는 면도 있지만 고객입장에서 「낮은 서비스의 낮은 수수료」보다는 고품질의 서비스에 점차 초점을 맞춰나갈 것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증권방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인터넷바람과 코스닥열풍은 「증권방」이라는 새로운 사업형태를 만들어냈다. 「증권방」이란 PC방 등에 각종 증권사의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을 갖춰놓고 증권거래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곳.

증권방은 전용선 보급이 미미했던 지난해말부터 사이버 트레이더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또 게임만으로는 수익을 보기 힘들었던 PC방들이 학생층 손님이 뜸했던 낮 시간대를 이용, 잇따라 주식코너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학생 및 청년층의 전유물이었던 PC방이 성인들의 공간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증권방은 사이버 트레이더들에게는 비용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주식투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 역할을 했다.

증권방이 수익성이 있다고 여겨지자 일부 PC방은 증권거래 전용 PC방으로 업종을 변경하기도 했고 증권사들은 PC방과 제휴해 고객을 유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에서는 PC방이 보안의 사각지대라며 지난 5월말까지 철저한 보안시설을 갖추지 못하면 증권사와 업무제휴 재계약을 금지하게 했다. 6월 이후 금감원 기준에 맞춘 PC방은 몇개 안된다. PC방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증권사와 제휴를 맺고 증권방 영업을 하는 PC방은 전국적으로 2000여개가 안된다고 한다.

임종웅 PC방협회 부회장은 『증권전용 PC방은 간판을 내리고 있지만 낮시간에는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자신의 아이디로 거래를 하고 있다』며 『증권방은 줄었지만 PC방을 통한 주식거래 인구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도 『사이버 트레이딩 활성화로 PC방은 이제 객장 역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인터넷 대중화에 기여

인터넷이나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을 이용한 사이버 증권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의 70%를 넘어서고 있다. 또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수도 7월말 현재 13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금융사이버시대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금융사이버시대가 이처럼 단기간내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사이버 거래 수수료가 영업점을 이용할 때보다 절반이상 저렴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박희경씨(38)는 그동안 주식매매시 전화를 이용해 왔으나 얼마전 증권사 권유로 홈트레이딩시스템을 이용하기 시작해 적지 않은 수수료 절감을 가져오고 있다. 박씨는 『주식투자를 1년 남짓하고 있는데 그동안 전화로 매매주문을 해오면서 증권사에 중개수수료로 0.2%를 지불했는데 홈트레이딩시스템을 이용한 이후부터는 0.05%의 수수료만 내게 돼 월 평균 50만원 이상 절약할 수 있게 됐다』면서 『매매주문뿐 아니라 시세조회와 체계적인 분석자료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흐뭇해 했다.

박씨가 홈트레이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집에 컴퓨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한 여기에 하루 온종일 인터넷을 이용해도 한달에 3만원 남짓한 비용만 지불하면 되는 전용회선이 집까지 들어 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투자인구는 줄잡아 1000만명이 넘는다. 이중 60% 이상이 30대 이상으로 비컴퓨터세대다. 최근에는 주부들의 주식투자 붐이 일면서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택가 인근 컴퓨터학원과 구청 등에 개설한 주부컴퓨터교실은 연일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사이버 주식거래가 낳은 인터넷문화의 신풍속도다. 사이버 주식거래가 비인터넷층인 주부와 중장년 등을 사이버 세계로 몰아가고 있다.

호서전산공과학원 민경일 원장은 『방학을 맞아 대학생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했는데 의외로 주부와 장년층의 수강과 문의가 많이 온다』면서 『사이버 주식시장의 활성화가 비컴퓨터세대들에게 컴맹탈출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IT산업 부흥에도 일조

일반인들의 증권투자 참여가 늘어남에 따라 증권단말기 보급이 급증하고 있다. 객장에 나가야 하는 불편함 없이 언제 어디서든 증시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단말기가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가장 손쉽게 사용하고 있는 증권정보단말기는 에어포스트다. 에어포스트는 무선데이터 통신망에 의해 제공되는 양방향 문자휴대 통신 서비스로 언제 어디서나 시세와 시황, 관심종목, 종합지수, 매매주문 등 증권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사이버 증권사들이 에어포스트를 이용한 주식거래에 수수료할인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사이버 증권거래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전화를 통한 증권거래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그래픽 파일의 처리 및 전송이 가능한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접속이 가능한 왑폰(Wireless Application Protocol)도 최근 개발에 활기를 띠고 있다.

사이버 증권거래가 가능한 이 첨단 전화들은 전화기를 사용하듯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금도 철저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가전업체들의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휴대단말기(PDA)가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기능이 추가돼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증권거래 추이나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데다 일정 및 개인별 재무관리까지 쉽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LCD화면을 사용해 넓은 화면이 보장되는데다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화면에 필기인식 기능을 제공, 입력 기능이 크게 개선됐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엠플러스텍과 사이버뱅크를 비롯 제조업체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외에 무선모듈이 장착된 제품이 대거 쏟아져나오면서 이동통신업체들과의 제휴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PDA를 이용할 경우, 종목검색이나 매매는 물론 응용가능한 부가서비스 개발이 잇따를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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