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업단지 조성사업, 부처간 영역다툼에 시작부터 삐걱

해묵은 과제인 정부부처간 영역다툼이 「디지털산업단지 조성사업」에 또다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역공단 입주 중소제조업체들의 e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해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가 각각 추진해 온 사업이 부처간 자존심 싸움으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거나 추진주체가 바뀌는 등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업계 및 관련부처에 따르면 정통부가 추진키로 했던 디지털산업단지 프로젝트는 당초 일정보다 두달 가량 늦춰지고, 동참키로 했던 상공회의소가 빠지기로 하는 등 사업진척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통부 디지털산업단지 프로젝트 관계자는 『상공회의소가 산자부 압력에 밀려 추진주체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면서 『실제 사업주체인 산업단지관리공단도 산자부의 눈치를 보느라 정통부 프로젝트에는 거리를 두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문 정책주무부서인 산자부가 디지털산업단지 프로젝트의 주인임을 내세워 정통부의 「영역침범」 시도에 심한 불쾌감을 내비쳤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말 사업설명회를 갖고 10월까지 1차사업을 마무리짓기로 했던 정통부의 당초계획은 최근 사업 자체의 집행여부를 재검토하는 등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정통부는 일단 이번 프로젝트를 지역공단의 정보인프라 확충과 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에 중점을 두고 재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업입안 당시 「후원」기관으로 참여할 계획이었지만 「주관」으로 위상을 변경, 한국커머스넷·한국오라클·데이콤·컴팩코리아 등 주사업자들과 함께 진행키로 했다.

한편 산자부는 양 부처가 당초 공동으로 개최키로 했던 사업설명회도 지난 3일 단독으로 강행하는 등 독자노선을 고집하고 있다. 산자부 프로젝트 역시 당초 지난달초 사업자를 선정키로 했던 데서 한달 이상 지연되고 있다.

디지털산업단지 구축사업을 둘러싼 부처간 갈등양상에 대해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사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정통부 프로젝트의 불참결정은 자체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지, 산자부 압력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산자부 관계자도 『상공회의소나 산업단지측에 결코 불참을 강요한 적은 없다』면서 『이는 해당 단체들의 필요나 요구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부처간 갈등이 양 부처의 디지털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서로 가로막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는 결국 중소 굴뚝기업들의 e비즈니스 환경 확산이라는 대의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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