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해온 미국의 관련 기기분야 영향력이 최근 크게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디지털기기의 와이어리스(무선)화 및 탈 PC화를 가속화하면서 관련 기기분야에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 70년대 PC출현 이후 미국이 누려온 기술적 우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기술적 기반 약화는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휴대폰 단말기 및 게임기 등 PC 이외의 디지털기기 개발에서 유럽과 아시아가 선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단말기 분야 기술기반 위축은 서비스의 표준방식 부재 때문이라는 것이 월스트리트 저널의 지적이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휴대폰 서비스로 GSM 방식을 채택, 단말기 업체들이 안정적인 기기개발 및 생산 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전국을 통일하는 표준방식을 정하지 못해 단말기 생산업체들이 생산이나 기기개발을 집중화할 수 없었으며 AT&T나 버라이존 등 대형 통신업체들의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했다. 따라서 휴대폰 단말기 분야 기술은 주도권이 유럽으로 넘어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또 아시아 지역에서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게임기기를 내세운 일본에 관련기기분야 주도권을 내줘야 할 입장에 처해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국민들은 그동안 외국 기술을 소외시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디지털 시대를 맞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누가 사용해도 편리하고 좋은 노키아 등 유럽세 휴대폰 단말기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 및 e메일의 송수신에 열중하고 있으며 게임과 인터넷 접속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 흠뻑 빠진 상태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부 기기의 경우 수요 급증으로 해외에서는 손쉽게 살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살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미국의 경쟁력 약화를 야기한 또 다른 이유로 「PC 지상주의」를 들었다. PC 지상주의는 새로운 정보기기 시대로의 변화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 PC를 신봉하는 기술자들은 PC 이외 정보기기의 장점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그 결과 미국의 대표적 PC업체인 휴렛패커드(HP)와 일본 소니 중 「가정용 인터넷 접속기기로 부엌이나 거실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누가 더 잘 만들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미 국민 대다수가 「소니」라고 답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디지털 시대에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PC는 누가 뭐래도 디지털 시대의 주류이며 「팜」 「아메리카온라인」 등 미국 기업들은 무선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디지털 시대를 계속 주도할 수 있을지 여부는 PC 지상주의의 타파와 비 PC분야 및 무선 디지털기기에서 유럽·아시아와의 기술 격차를 얼마만큼 좁힐 수 있는가가 관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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