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CALS, 전면 재검토론 고개 들어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육성책으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업종별 전자거래(CALS) 프로젝트가 상당부분 궤도 수정해야 함은 물론 정부와 민간의 역할도 재정립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최근 등장한 e마켓플레이스가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진화·발전하면서 민간 산업부문에서 자연스럽게 CALS를 소화하는 추세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수년간 시범사업만을 거듭해온 업종별 CALS프로젝트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민간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마켓플레이스 구축사업이 그동안 CALS가 지향하던 협력기업간 정보의 종적 통합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제품정보관리(PDM) 등의 기업간 연계도 포괄하기 때문에 정부의 CALS프로젝트와 충돌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SAP코리아 김은 이사는 『기존 부가가치통신망(VAN) 기반의 전통적 전자문서교환(EDI) 환경에 국한됐던 메시지처리시스템(MHS)이 이제는 인터넷 기반의 마켓플레이스에서도 수용 가능한 게 기술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방·조달·건설 등 기업대정부간(G2B) 거래 성격이 짙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상당수 업종별 CALS 주관단체나 관련 대기업들은 현재 독자적인 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추진하면서 CALS사업 참여를 기피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1차연도 시범사업이 전자업종에서 CALS사업자인 일렉트로피아에 양대 해당 기업인 삼성·LG전자가 지분참여를 보류하는 등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중공업·철강·철도차량·전자·유통·섬유·생물·에너지 등 다른 업종별 CALS프로젝트도 사업진행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렉트로피아의 CALS사업 참여를 기피하고 있는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12개 전자관련 기업들과 공동 설립한 이하이텍(http://www.ehitec.com) 마켓플레이스는 글로벌 기업간 협업상거래(C커머스)모델로 결국 CALS의 보다 발전된 단계라 볼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진행돼온 업종별 CALS가 거의 진척을 보이지 못한 점도 업계가 여전히 CALS에 관망세로 일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 유관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CALS 추진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각론에 들어가서는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지금까지도 동종 업계가 공유할 수 있는 CALS 기반이 거의 부재하다는 점에서 사업의 전체 윤곽을 재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고백했다.

이와 관련, 현재 CALS추진위원회를 책임지고 있는 정보통신부 변재일 실장은 『마켓플레이스의 등장 등을 감안해 현재 정부 지원방향을 구체적으로 재검토중』이라고 말했다.

◇CALS란=개념 정의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연구개발(R&D)에서 생산·판매에 이르는 전 기업활동을 협력업체간에 종적으로 연계한 정보시스템 환경이다. 기업 내부에서는 ERP, 외부 거래관계에서는 공급망관리(SCM)로 확장 가능하고, 요소기술로는 EDI·XML 등이 활용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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