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가운데 자신이 가진 PC의 중앙처리장치(CPU) 종류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용산 조립PC 업체들은 물론 대기업들도 TV CF와 신문광고 등을 통해 PC사양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CPU에 대해 정확히 기재하는 업체들은 거의 없다. 인텔 CPU의 경우 똑같은 CPU라도 모양에 따라, 또 캐시 크기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는 하나같이 CPU의 속도만을 강조하기에 급급하다.
PC의 사양이 같은데도 인접한 두 매장에서 가격차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부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원가를 절감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대개는 하위 등급의 부품을 사용했을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CPU도 대상 부품 중 하나다. 따라서 PC를 구입하거나 조립할 때 CPU의 사양을 정확히 알아보고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소비자가 용산 CPU 전문 매장에 가서 『펜티엄Ⅲ 600㎒ CPU 하나 주세요』라고 말한다면, 매장 점원은 『박스를 원하세요, 세라믹을 원하세요? E모델을 드릴까요, B모델을 드릴까요, 아니면 EB모델을 드릴까요? 슬롯1이요, 아니면 PGA타입이요?』라고 말할 것이다.
어쩌면 아무 말없이 600㎒라고 표기돼 있는 것을 하나 집어줄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 박스는 정품이고 세라믹은 PC 제조업체용으로 공급됐다 유통시장에 흘러 나오는 벌크제품을 의미한다. 또 E모델은 0.18미크론 공정으로 생산된 제품을, B모델은 FSB(Front Side Bus)가 133㎒인 제품을 말하며 슬롯1과 PGA는 CPU의 모양에 따른 분류로 주기판 종류를 좌우한다.
이처럼 CPU에 대한 인텔의 지나친 품목다양화 전략은 소비자 및 일선 유통점에도 적지 않은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PC에 상당한 노하우가 있는 이가 아니라면 상인들의 이같은 대답에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다.
펜티엄Ⅲ 600㎒라고 해서 다 같은 CPU가 아니라는 점을 아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가격도 서로 조금씩 차이가 난다. 3일 기준으로 슬롯1형 펜티엄Ⅲ 코퍼마인 600㎒E CPU는 세라믹 제품이 22만8000원인 데 비해 박스제품은 25만8000원으로 박스 제품이 다소 비싸고, 펜티엄Ⅲ 코퍼마인 650㎒E 모델의 경우 똑같은 박스제품이라도 PGA방식은 25만4000원인 데 비해 슬롯1 방식은 28만8000원이다.
CPU에 대해 잘 모르는 소비자는 그렇다 쳐도 일선 PC유통업체조차도 그저 600㎒ CPU면 다같은 제품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용산 등 주요 전자상가의 컴퓨터 매장에서는 PC를 판매할 때 대부분 인텔 펜티엄Ⅲ ○○○㎒ CPU를 장착한 제품이라고 말하면서도 그것이 E모델의 CPU인지, 아니면 EB모델인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대기업 PC를 판매하는 한 대리점주들은 『대부분 최상위 기종의 CPU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그렇게 자세한 사항을 설명해 주기는 어렵고 또 실제로 가격 및 성능 차이도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대기업과 중소 기업을 놓고 볼 때 똑같은 클록수라도 대기업은 최상위 기종의 CPU를 탑재하는 반면 중소기업과 조립PC업체들은 하위 기종의 제품을 탑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광고를 통해 클록수를 똑같이 표기함으로써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중소 업체들과 조립PC 업계는 이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주지 않기는 피차 마찬가지 아니냐』며 애써 구체적인 것까지 들먹일 필요가 있겠냐는 반응이다.
따라서 PC를 구입하거나 CPU를 살 때 모델명에 E가 붙는지, B가 붙는지, 아니면 EB가 모두 붙는지 확인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단독서울시, 애플페이 해외카드 연동 무산…외국인, 애플페이 교통 이용 못한다
-
2
세계 1위 자동화 한국, 휴머노이드 로봇 넘어 '다음 로봇' 전략을 찾다
-
3
국산이 장악한 무선청소기, 로봇청소기보다 2배 더 팔렸다
-
4
삼성 파운드리 “올해 4분기에 흑자전환”
-
5
CDPR,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무신사 컬래버 드롭 25일 출시
-
6
4대 금융그룹, 12조 규모 긴급 수혈·상시 모니터링
-
7
하루 35억달러 돌파…수출 13개월 연속 흑자 행진
-
8
2조1000억 2차 'GPU 대전' 막 오른다…이달 주관사 선정 돌입
-
9
[미국·이스라엘, 이란 타격]트럼프, '끝까지 간다'…미군 사망에 “반드시 대가 치를 것”
-
10
삼성전자 반도체 인재 확보 시즌 돌입…KAIST 장학금 투입 확대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