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업계, 사업자들의 비동기 추진에 산업기반 와해 우려』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사업자들이 일제히 비동기 기술표준을 추진하자 장비업계가 산업기반 와해를 거론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LG정보통신을 제외한 삼성전자, 현대전자를 비롯, 그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에 주력해 온 대부분의 중견 장비업체들은 시장기반을 송두리째 외국에 내줄 수 있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IMT2000 사업 유치경쟁에 나선 사업자들은 세계시장 수요 및 글로벌 로밍의 유용성 등을 이유로 하나같이 비동기식을 선택하겠다고 공표, CDMA 방식 이동통신시장에서 다져온 국내 통신장비업계의 산업적 기반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국내 이통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은 『동기식을 고수하면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비동기식 시장에 대한 개척이 요원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로밍 등에서 한국이 고립될 우려가 있다』며 비동기식 채택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현대전자, 중견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 등 동기식 기술기반을 축적해온 통신장비업체들은 『보유기술을 활용하거나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없이 외국기술(비동기식)을 도입하는 것은 대외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동기, 비동기 이동통신 시스템 경쟁력이 모두 취약한 상황에서 그나마 대외 경쟁력을 갖춘 동기식 이동전화단말기 시장마저 외국업체에 내주게 될 것으로 우려하는 모습이다.

특히 『비동기식은 노키아, 에릭슨,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선진업체와의 기술격차가 심해 시스템 부문 수출이 어려운 데다 WCDMA 관련제품을 확보하더라도 기존 유럽형 디지털이동전화(GSM)망과의 연동 및 통합 운영방안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기술적 장벽 때문에 국내업체들의 초기시장 선점이 어렵다』고 장비업체 관계자들은 주장한다.

통신장비업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줘야 할 때』라며 『2세대 이동통신시장에서 다져온 국내 산업적 기반을 고려해 동기식 IMT2000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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