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들이 매출확대와 수익창출에 발벗고 나섰다. 매출보다는 회원수 증대를 통한 미래가치 창출에만 전념해온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수익은 고사하고 뚜렷한 매출조차 없는 닷컴기업을 백안시하는 시장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시장에서뿐 아니라 닷컴 스스로도 회원수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회원수보다는 현실에 안착 가능한 좋은 모델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습니다. 포털이 모든 닷컴기업의 지상과제였던 때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기업가치 평가사업을 하고 있는 비즈아이넷 이현국 사장의 진단이다.
최근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는 닷컴기업들의 수익창출 전략은 미봉책이 아니라 장기전에 대한 포석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러 가지 여건상 당초 기대보다 크리티컬메스(수확체증 진입점)에 도달하는 기간이 길어질 것에 대비해 느긋하게 지구전을 준비하는 자세다.
이미 코스닥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해둔 업체들의 경우 영업수익을 내지 못하지만 최소한 운영경비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도 기꺼이 찾아나서고 있다.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기업대상으로 솔루션 판매를 강화하거나 온라인기업이든 오프라인기업이든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웹호스팅 서비스를 실시하려 한다.
사실 닷컴서비스 업체들은 그 동안 솔루션 판매에는 인색했다. 서비스를 독점하기 위해서였다. 대표적인 닷컴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최근 광고·쇼핑몰과 함께 메일링 솔루션의 웹호스팅 서비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웹호스팅 사업은 아직 회의적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비전이 불확실한 광고나 전자상거래에 비해 확실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강점을 지닌 분야다. 다음은 이를 통해 상반기에 영업적자를 최소화함으로써 이자소득을 합쳐 경상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새롬기술은 기업 대상으로 다이얼패드 서비스에 나섰다. 광고 외에는 특별한 매출원이 없는 새롬이 찾은 새로운 돌파구다. 새롬은 무료로 제공하는 일반인 대상 이외에 유로로 웹폰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 매출원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다음이나 새롬이나 궁극적인 수익모델로는 전자상거래와 광고지만 때가 무르익을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겠다는 전략수정이다. 나라비전 등 대다수 메일서비스업계는 대부분 메일링솔루션의 웹호스팅으로 매출을 올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금여유가 없는 신생업체들도 달라졌다. 예전처럼 무리하게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를 피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니치마켓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게임이나 음악과 같은 유료화가 가능한 콘텐츠쪽으로 신생업체들의 진입이 몰리고 있는 현상이 뚜렷하다.
비록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논란거리기는 하지만 엔터와 같은 유료 성인물 콘텐츠 서비스업체들이 늘고 있는 현상이 주목된다. PC통신 업체인 나우콤 같은 업체도 성인전용 사이트를 개설해 한 달에 1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을 만큼 유료 콘텐츠에 대한 업체들의 욕구는 강해지고 있다. 과외허용 이후 유료 온라인교육 서비스 분야에 업체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는 것도 매출기반을 확보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열의를 잘 반영해준다.
유료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무료 콘텐츠로 회원 확장을 꾀하려는 무모한 출혈경쟁을 피하려는 의도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닷컴기업의 숙원인 콘텐츠 유료화 가능성에 밝은 빛을 던져주고 있는 일면이기도 하다. 닷컴기업의 숙원사업인 콘텐츠 유료화는 후발업체들의 저돌적인 진입이 계속되는 한 요원한 일인데 그 동안 국내 닷컴산업이 바로 이 같은 길을 걸어왔다.
아예 개인간 전자상거래(P2P)와 같은 수익기반이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도 하나둘씩 도입되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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