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가 없다고요? 이런, 안됐네요.』
지난달 1일 데뷔한 MTV아시아(http : //www.mtvasia.com)의 사이버 비디오자키(VJ) 리리는 요즘 시청자들과 전화 통화하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하루에 6번씩 6분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리리는 아시아 지역의 시청자들과 전화로 신청곡을 받고 그들과 이런저런 수다를 떨기도 한다.
영어는 물론 중국어, 힌두어 등에도 능통한 리리는 사실 수다를 떨수록 점점 사람과 닮아간다. 대화내용이 컴퓨터에 저장되면서 리리라는 인격체(?)가 서서히 형성되기 때문이다.
리리가 점점 사람과 닮아가면서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사는 리리의 팬인 황 밍은 『리리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가상인물과 대화를 한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고 말한다.
중국어로 「예쁘다」라는 뜻인 리리는 MTV아시아가 경쟁업체인 홍콩의 채널V에 맞서기 위해 에릭슨의 기술지원을 받아 탄생시킨 아시아 최초의 사이버 VJ다.
최근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사이버 캐릭터가 진짜 사람처럼 꾸미는 데 치중한 반면 리리는 오히려 사람보다는 만화 주인공을 닮았다. MTV아시아는 10대 소년뿐 아니라 소녀들의 관심도 끌기 위해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차용했다.
신기술의 결정체인 리리는 방송진행에서도 첨단을 걷는다. 그녀는 방송중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때 블루투스 방식의 무선헤드세트를 사용한다.
세상에서 가장 궁금한 것이 빨간 장미꽃의 냄새라는 리리는 곧 미국과 유럽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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