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에서 활동하는 해커들이 양지로 나왔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해커대회 「데프콘8.0<사진>」에는 전세계에서 활동하는 해커들이 5000여명 이상 몰려들어 해커들의 최근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었다.
지난 29일부터 3일 동안 환락의 도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또 미 국방부의 고위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해 해커들을 「사이버 범죄 세계의 엘리트」라고 치켜세운 후 『외국의 사이버 공격을 방어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도록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해 관심을 끌었다.
미 국방부의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아트 머니 차관보는 해커들에게 『여러분들이 할 일은 방어임무』라며 『정부나 민간 기업에 들어오도록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또 국방부와 공군·연방경찰기관 등에서 나온 다른 관계자들도 이번 행사기간 동안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협박·설교조로, 그래도 안되면 애국심에 호소하면서 해커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머니 차관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2년 전의 군 병원 컴퓨터시스템 해킹사건을 예로 들며 무책임한 해킹의 해악을 일깨웠다. 그는 해커가 혈액공급에 관한 자료를 건드리는 바람에 사고 발견 전까지 많은 인명이 위험에 빠졌었다고 털어놓았다.
8년 역사를 가진 이 해커대회가 과거 해킹 전과자가 포함된 10대와 20대 해커들의 소란스럽던 여름 캠프에서 수천명의 기업 및 정부의 네트워크 보안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중요한 행사로 변모된 것이다.
3일 동안 계속된 이번 행사기간에는 「ID 숨기기」와 「네트워크 자물쇠 열기」 등 해킹에 필요한 주요 기술에 대한 강연을 듣고 특정 컴퓨터 시스템을 실제로 뚫고 들어가는 해킹대회도 열었다.
데프 콘 창설자로 이번 대회를 조직한 제프 모스(30)는 『올해 대회가 기술적 및 법률적 문제와 관련된 토론을 줄이는 대신 해커들이 자신들의 행동 결과를 폭넓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모스는 10대 시절 전화시스템과 대학 컴퓨터에 침입한 경험이 있는 해커출신으로, 지금은 굴지의 컴퓨터 보안기업인 시큐어컴퓨팅의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한때 지하 단체의 비밀 행사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던 해커대회에 이 날 고위 군 간부들이 대거 참석함으로써 언론의 관심도 크게 증폭됐다. 뉴욕타임스와 ABC방송 등 미국 유명 신문과 방송 기자들이 몰려들어 해킹기술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늘어놓자 제프 모스는 『언론이 해킹에 대해 이처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왜 해커를 기자로 특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건네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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