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풍문으로 나돌았던 코스닥기업들의 공모자금이 당초 계획과 달리 기업의 몸집부풀기나 돈놀이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기업 가운데 공모금액이 200억원을 넘는 11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1·4분기까지 공모자금 사용내역을 조사한 결과, 공모직전에 작성한 사업설명서상의 공모자금 사용내역에는 운영 및 시설자금에 56%를 투자하기로 돼 있으나 공모이후 실제 사용내역은 현금자산이나 외부자금 상환 등에 83%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코스닥증권시장이 발표한 11개사의 공모자금(1조2303억원) 사용내역을 보면 장단기 금융상품 및 상품유가증권 투자 등 현금자산운용이 전체의 51.2%(6301억원)로 가장 많았고 외부자금상환(33.5% 4125억원), 타법인출자(투자유가증권 9.2% 1127억원), 유형자산증가(6.1% 750억원)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공모전에 배포한 사업설명서의 사용계획에는 외부자금상환이 39%(4291억원)로 가장 많았고 운영자금(33.2% 3641억원), 시설자금(22.7% 2498억원), 연구개발(2.8% 312억원), 타법인출자(2.3% 250억원) 순이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외부자금 상환은 일정대로 실행됐으나 시설자금이나 연구개발비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계획서상에는 없었던 현금자산운용으로 절반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에 코스닥증권시장이 조사한 업체 중 정보기술(IT)업체는 한국통신하이텔, 주성엔지니어링, 심텍, LG홈쇼핑, 로커스, 드림라인, 씨제이삼구쇼핑, 삼지전자, 동진쎄미컴 등 9개사다. 표참조
이들 기업 중 한통프리텔과 주성엔지니어링, 심텍, LG홈쇼핑, 로커스, 씨제이삼구쇼핑 등은 운영 및 시설자금으로 공모자금을 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으나 현금자산으로만 주로 운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통신하이텔은 공모자금으로 1930억원을 확보, 운영자금(846억원)과 시설자금(829억원)에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현금자산이 1821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주성엔지니어링(공모금액 1027억원) 364억원, 로커스(588억원) 523억원, 삼지전자(416억원) 188억원 등을 현금자산으로 확보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코스닥공모시 공모가격의 상승에 따라 사용계획을 초과해 조달하는 사례가 빈번함에 따라 유가증권발행 심사과정에서 공모자금의 구체적인 사용계획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도록 보완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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