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박이 아마존의 도전과 좌절, 앞으로 남은 과제

제프 베조스가 잘 나가던 월스트리트 생활을 청산하고 인터넷 가상공간에 아마존(http://www.Amazon.com)이라는 서점을 연 것은 95년 7월 16일. 최근 회사 설립 5주년을 맞은 아마존의 역사는 곧 인터넷 비즈니스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존이 지난 5년 동안 40∼5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현대 유통업(세계 최대 소매 유통 회사인 미국 월마트가 62년 문을 열면서 현대 유통업이 시작됐다는 것이 학자들의 평가)에 미친 영향은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원조 닷컴 회사」인 아마존 자신은 아직도 깊은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처했던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조차 「아마존의 생존능력이 의심스럽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는 등 악재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6월말 투자회사인 리먼 브러더스가 『아마존의 신용이 대단히 취약하고 왜곡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의 보고서가 발표된 후 아마존 주식은 투매현상이 벌어졌고 주가는 불과 몇 달 사이에 52주 최고기록인 113달러에서 32달러까지 폭락해 역시 52주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원조 닷컴 회사」라는 찬사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베조스 회장은 이러한 최악의 상황에서도 아마존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는 지난주 회사설립 5주년을 기념해 한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마존을 오픈하기 하루 전날 주차장 두 개를 합친 것만한 크기의 회사 창고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며 『허름한 창고에서 출발한 신개념의 인터넷 책방이 불과 5년만에 2000만명의 고객에 연간 매출이 10억달러를 넘는 회사로 발전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베조스는 이어 『앞으로의 5년은 지난 5년만큼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책을 판매하면서 확보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CD와 전자제품, 컴퓨터, 완구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최근 상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사이버 임대 매장인 Z숍까지 운영하는 데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지나친 사업확대가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베조스는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그는 『지금도 우리가 언제쯤 새로운 제품을 추가할지 문의하는 전자우편이 쏟아져 들어온다』며 『아마존의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은 앞으로 1주일 정도 뒤에 발표될 아마존의 2·4분기 결산 보고서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시애틀에 있는 증권중개회사 맥애덤스 라이트 래전의 분석가 애덤 해밀턴은 『아마존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개척했을 뿐만 아니라 계속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기 때문에 이 회사가 어느 단계에서 수익을 내느냐 확인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사진설명>

「원조 닷컴 회사」인 아마존은 그동안 확보한 2000만명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책뿐만 아니라 CD·전자제품·컴퓨터·완구를 판매하는 동시에 최근에는 상인들이 자신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일종의 사이버 임대 매장에 해당하는 z숍까지 운영하는 등 사업영역을 끊임없이 확대하고 있다. 아래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대부로 칭송받고 있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