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IMT2000 컨소시엄에서 서비스 사업자와 통신장비 제조업체·정보통신 중소기업·콘텐츠 업체간 짝짓기를 사실상 유도하고 있어 향후 편가르기에 따른 산업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2세대 이동전화에서도 나타났던 이 같은 「짝짓기-편가르기」현상은 2.5세대 이동통신에서도 일부 엿보이고 있어 정통부의 IMT2000 심사기준 및 컨소시엄 구성방안은 보완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세대 이동전화의 사례-지난 9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장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선두권을 형성했던 LG정보통신은 96년 PCS 사업허가 이후 국내 수요 창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이 출자했던 LG텔레콤 외에는 시스템은 물론이고 단말기 부문에서까지 시장 확대에 곤란을 겪은 것이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의 기술력 제고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경쟁사업자들의 LG 왕따가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동전화시장이 본궤도에 접어들면서 사업자들은 장비업체의 시장주도권을 약화시키기 위해 독자적인 단말기업체를 만들거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업체를 물색했다.
△2.5세대의 이동전화-IMT2000를 잇는 가교가 될 2.5세대 이동전화(IS95C) 장비 수주전에서도 이미 국내 산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나눠먹기가 재연됐다.
최근 한국통신프리텔은 IS95C 장비 공급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LG정보통신을 탈락시키고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선정했다.
한통프리텔의 이번 장비공급 우선협상 대상자는 총 3개팀의 편가르기 구도를 완성한 형국이다. IS95C 시장에서는 이미 「SK텔레콤-삼성전자」 「LG텔레콤-LG정보통신」이 이뤄졌기 때문에 「한통프리텔-현대전자·삼성전자」의 구도는 편가르기의 완성판이다.
△IMT2000의 짝짓기-정통부의 정책방안 및 심사기준은 사실상 사업자가 컨소시엄에서 통신장비업체를 주요 주주로 영입하고 기술표준을 자율결정해 오라는 것으로 압축된다. 즉 「1개 사업자-1개 통신장비업체」의 원칙을 정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 SK텔레콤, LG그룹,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정보통신을 주요 주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각적인 구애작전을 전개해야 한다.
복수표준 채택 차원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 같은 짝짓기는 사업권 허가 이후 장비조달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예컨대 서비스 사업자와 장비업체간 짝짓기는 이제까지의 전례를 볼 때 편가르기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는 일부 사업자와 장비업체간 감정적 다툼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사업권 획득기업의 투자과정에서 해당장비업체에 대한 왕따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사업자-장비업체」의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획득한다하더라도 장비업체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해당장비업체는 자신이 속한 컨소시엄의 시스템 및 단말기 부문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사업자들과 장비업체들은 『장비업체의 경쟁력 강화는 「경쟁」을 전제로 할 때 이뤄질 수 있다. 현재의 심사기준이 보완되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장비업체의 「기술경쟁력 약화」라는 자충수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비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끼리끼리 나누는 안정지향적 결속은 국내 산업의 기술경쟁력을 약화시켜 에릭슨, 모토로라 등 해외업체들과의 경쟁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보통신 중소기업과 콘텐츠업체 반응-정보통신 중소기업이나 콘텐츠업체들은 현재의 컨소시엄 주주구성을 둘러싼 사업자들의 과열경쟁에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특정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여타 사업자군으로부터 밉보일 것이고 또한 이는 수요처의 한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비스 사업자들이 보여준 이제까지의 정보통신 중소기업 배척행태도 바뀌어야 한다. 국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대기업이나 자신의 그룹에 연관기업 외에는 정보통신 중소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을 채택해 주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주장은 한국IMT2000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특정회사는 『기존 이동전화회사가 국내 전문기업으로부터 채택한 기술은 중계기 등에 불과했다』며 『정보통신 중소기업이 살기 위해서는 정보통신 중소기업이나 콘텐츠 업계가 주축이 되는 신규 사업자 탄생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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