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방송 시장 결산

지난 상반기는 통합방송법의 발효와 통합방송위원회 출범, 다매체·다채널 시대의 개막 등 새천년 방송산업 청사진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시기였다.

지난해 말 5년간 유보됐던 통합방송법이 통과됨에 따라 기존 방송위원회와 종합유선방송위원회가 통합된 새로운 방송위원회가 3월 출범했으며 5월에는 15개의 신규PP가 선정됐다. 위성방송사업권 획득을 위한 막후작업도 치열했다.

◇방송=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올 9월부터 시작될 디지털 시험 방송에 대비해 관련 장비 공급 업체 선정에 나섰으며 각 사마다 2∼3개 업체를 선정해 장비 성능 테스트에 나서는 등 관련 시스템 구축작업에 착수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방송 시작 초기에는 표준화질(SD급) 채널을 여러 개 운영하기보다 고화질로 승부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고화질의 HD장비 도입과 편성작업 등에 주력했다.

위성방송 사업권 획득을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 5월 DSM·SK텔레콤·뉴스코퍼레이션 등이 참여한 한국위성방송(KSB)컨소시엄이 가장 먼저 구성된 데 이어 한국통신도 지난 6월 초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컨소시엄을 공식 발표했으며 일진도 컨소시엄 진영을 갖추어 3각구도를 형성했다.

방송위는 최근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원그랜드컨소시엄을 구성한 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따라 각 컨소시엄이 대통합을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으나 지상파 방송사들의 지분 참여, 주도사 선정, 각 컨소시엄의 지분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케이블TV=SO의 경우에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의 수익성이 크게 증대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는 SO간 인수합병 작업이 활발했으며 이러한 통합을 통해 디지털 시스템 전환 비용을 대폭 절감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PP업계에서는 지난 5월 15개의 신규PP가 선정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총 30개 사업자가 신청한 신규PP 승인에서는 중복 채널은 승인하지 않는다는 방송위의 선정기준에 따라 요리·게임·정보통신·EPG 등 새로운 분야의 채널이 대거 등장했으며 본격적인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 시대가 개막됐다.

신규 채널의 등장으로 개막된 다채널 시대는 케이블TV 사업자간의 본격적인 경쟁과 함께 프로그램 외주제작 프로덕션의 활성화와 방송장비시장의 개화 등 관련산업의 동반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규채널을 전송할 지역SO들의 대역폭 부족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PP들의 대SO 마케팅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계유선=중계유선사업자들도 내년부터 SO로의 전환이 가능해짐에 따라 향후 점점 치열해질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인접 지역 중계유선사업자나 SO를 인수하는 사례가 속속 드러났다.

특히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가입자가 적어 사업기반이 취약한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인수합병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상반기에는 중계유선사업자들의 해외위성 초과 송출, 홈쇼핑 채널 불법 송출 등을 둘러싸고 관련사업자간 분쟁이 잦았다.

최근 케이블TV협회는 장기적으로 프로그램 사용료를 내지 않은 사업자들에게 방송 중단 통보를 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전국 중계유선 사업자들의 불법사례를 수집해 방송위를 항의 방문하는 등 그 어느때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향후 방송위의 반응이 주목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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