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듯한 주장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 에뮬레이터가 외부 게임 개발업체로부터 소니가 긁어들이는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니는 연간 630억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데 이 중 11%가 플레이스테이션과 관련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라이선스에서 나온다. 레드우드 시티의 일렉트로닉 아츠 같은 회사는 소니에 특허 사용료로 게임당 10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가 미국에서만 2500만대가 팔렸다. 결국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엄청난 수입원인 셈이다.
그러나 이들 에뮬레이터의 출현으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수입원 모두 위협을 받게 됐다. 만약 이들 에뮬레이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면 관련 개발업체들은 PC 게임에 대해서는 라이선스 비용을 물리지 않는 마이크로소프트로 제휴 대상을 바꿀지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년에 출시할 X박스 게임기를 위해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 개발업체들을 현재 물색중이다.
이들 에뮬레이터에는 질적인 문제도 있다.
에뮬레이트된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플레이스테이션에 나오는 것처럼 선명하고 깨끗하지 못하다. 브림과 커넥틱스는 이미 에뮬레이터 시험을 거친 소니의 게임을 추천하고 있고 이들 추천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에서보다 PC상에서 더욱 선명하고 깨끗하게 나오거나 아니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이외의 게임들은 오디오와 비디오 모두가 형편없는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브림과 커넥틱스가 소니와의 법정싸움을 승리로 이끈다해도 비디오게임 분야에서 이들이 계속 선전할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버추얼 게임스테이션이 커넥틱스의 주력 상품이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소니는 법원의 가처분 명령을 앞세워 이 제품의 판매를 1년간 묶어 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전을 했다고 해서 타격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허폴 세이머 사장은 소니와의 법정싸움으로 인해 지난해 150만달러가 소송 경비로 날아갔고 게임개발업체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대부분의 비디오게임 개발업체들은 이들 에뮬레이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몸을 움추린다. 한 업체 홍보실장은 『에뮬레이터와 우리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며 『그건 하드웨어 업체들간의 싸움』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이들 에뮬레이터 기술은 게임기 등의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인 게임 그 자체를 중시하는 게임세계를 향한 또 한 발자국의 진전이지만 바로 이 같은 태생적 한계로 인해 소프트웨어 베스트셀러 명단에 오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신기술을 둘러싼 골리앗과 다윗의 전쟁 결과를 미리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 양사는 자사 에뮬레이터를 둘러싼 소니와의 법정다툼이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견했다. 허폴 세이머 사장은 이에 대해 『만약 소니가 계속해서 우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돈을 쓰게 하지 않는다면 아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서는 손을 떼겠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소송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오히려 에뮬레이터 판매를 계속해야 할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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