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네트워크 장비 업체 및 네트워크 통합(NI) 업체들의 국내 법인 위상이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인터넷 열풍에 따라 매출기록을 경신하는 데 힘입어 잇따라 격상되고 있다.
특히 이들 다국적 기업의 국내 법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그 동안 미진했던 국내 벤처투자나 합작법인 설립 등도 가능해질 전망이며 국내 부품소싱 등 제품 판매 활동 외에 국내 산업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협력사업도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스코시스템스, 노텔네트웍스, 데이타크래프트아시아 등 다국적 네트워크 장비 및 구축 업체들은 한국을 별도의 독립사업지역(Region)으로 격상했거나 격상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시스코는 한국법인인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홍성원)를 다음달 1일부로 중국과 같은 독립사업지역으로 격상시킬 예정이다. 시스코는 당초 아시아태평양지구를 호주·뉴질랜드, 중국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를 묶은 아시아 지역 등 3개 독립 사업지역으로 구성했으나 이번에 한국이 한단계 격상됨에 따라 4개 독립사업지역으로 운영한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홍성원 사장은 『이번 독립사업지역 격상은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시스코에 중요해졌다는 의미』라며 『그 동안 국내 지사에는 판매조직만 구성됐으나 이번 본사 방침에 따라 사후서비스, 마케팅개발부, 벤처투자 등을 검토할 수 있는 지원부서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올 상반기 매출은 5억달러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중국과 비교해서도 더 많은 매출수치다. 이에 따라 한국이 전체 시스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다국적 기업의 한국 평균 매출비중인 1%를 훨씬 상회하는 3, 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스아시아 지역의 한 일원으로 포함돼 있던 노텔네트웍스코리아(대표 정수진)는 지난 1일자로 한단계 격상돼 중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립사업영역이 됐다. 노텔네트웍스코리아는 올 상반기 매출이 1억달러를 돌파, 지난해 총 매출인 7000만달러를 이미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텔네트웍스는 독립사업영역으로 격상됨에 따라 고객서비스부, 기술지원부 그리고 국내 부품소싱을 전담하는 국제구매본부(IPO)조직 등을 새로 만들었다. 노텔네트웍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기술지원이나 국내 부품소싱 작업을 홍콩이나 호주의 지원부서를 통해 진행했으나 국내에도 조직이 구성됨에 따라 이 같은 작업을 보다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자체 재량권과 마케팅펀드가 지원됨에 따라 앞으로 국내 산업계와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국적 네트워크 통합업체인 데이타크래프트아시아는 지난 1일자로 국내 법인인 데이타크래프트코리아(대표 이문영)를 독립사업영역으로 격상시켰다. 데이타크래프트아시아는 사업영역을 그 동안 북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3개지역으로 구성했으나 이번에 한국과 일본이 독립사업영역으로 떨어져나감에 따라 총 5개 독립사업영역으로 재편됐다.
데이타크래프트코리아는 이를 계기로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나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를 인수해, 계열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국산 네트워크 제품의 해외 판매대행 활동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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