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업체간에 물고 물리는 특허전쟁이 벌어졌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필립스LCD가 일본 NEC를 상대로 TFT LCD 관련기술의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중인 가운데 최근 일본의 반도체에너지연구소(SEL)·히타치·샤프 등이 각각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를 대상으로 특허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세계 TFT LCD시장을 양분한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패권장악을 위해 특허를 무기로 내세운 것으로 풀이돼 앞으로 한일 업체간 특허전쟁이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일본 히타치제작소는 최근 자사의 광시야각 구현기술인 횡전계방식(IPS) LCD 원천기술을 삼성전자가 무단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 삼성전자에 대해 로열티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
히타치는 지난 97년 초 관련특허를 미국에서 취득했으며 상품화까지 이뤄놓은 상태여서 로열티 협상에서 유리하다고 보고 우선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상대로 협상을 벌인 후 LG필립스·현대전자에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일본의 전문 기술업체인 SEL도 이달 초 삼성전자와 일본 삼성전자를 상대로 LCD의 수입·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도쿄지방법원에 제출, 특허소송을 재개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SEL의 특허소송은 이미 미국 법정에서 승소한 것으로 법정싸움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으나 히타치의 특허 압력에 대해서는 특허권 교차(크로스 라이선스)를 비롯한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 샤프도 최근 현대전자에 자사의 LCD 제조관련 기술특허를 침해했다고 통고하며 로열티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LG필립스는 지난해 10월 NEC사를 상대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TFT LCD 구동칩 관련기술 등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최근 기술공개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나라 TFT LCD업체들은 저마다 보유한 기술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해 법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짙다』고 밝혔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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