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인터넷TV>인터넷TV 시대가 본격 개막

인터넷TV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지난 5월 홈TV인터넷이 시범서비스 및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 보급에 나선 데 이어 티컴넷이 지난 3일부터 한국통신의 「메가패스 TV」 사업에 공동으로 나서면서 세트톱박스 공급과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지난 98년부터 시험서비스를 실시해온 인터넷TV네트웍스는 4일 삼성전자·삼성전기·한국MS사 등과 신제품 및 서비스 공동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인 인터넷TV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으며 클릭TV도 오는 20일께부터 한국통신의 메가패스 TV 사업에 본격 가세할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웹TV·인터넷TV SOC·웹앤아이·윌서치·마르시스 등도 사업본격화를 위한 신제품 개발과 콘텐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가정에서도 이제 TV로 쉽게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다양한 정보를 얻고 각종 엔터테인먼트와 양방향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인터넷TV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TV는 한마디로 TV에 PC의 인터넷 기능을 접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세트톱박스의 일종이다. PC를 다룰줄 모르는 가정주부나 중장년층들도 이를 TV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마치 TV를 보듯이 쉽게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복합제품인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ADSL을 비롯한 초고속통신망 보급이 크게 늘고 있는데다 고속 LAN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이버아파트 단지가 속속 조성되면서 인터넷TV의 기능 또한 대폭 확대되고 강화되는 추세다.

이제 인터넷TV를 이용해 단순히 인터넷을 검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생활정보에서부터 홈쇼핑·홈뱅킹·사이버증권 등 전자상거래는 물론 주문형비디오(VOD)를 비롯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인터넷TV 업체들이 최근 출시한 신제품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방송 콘텐츠까지도 받아볼 수 있다. TV를 보다가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가 입은 옷이나 각종 액세서리 등 마음에 드는 물건을 클릭하기만 하면 이를 구입할 수 있는 장소며 가격 등 세세한 정보가 화면에 뜨고 또 전자상거래로 바로 구입할 수도 있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는 더 편하다. 야구경기를 보다가 투수나 타자의 기록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고 경기를 하는 양팀의 전적과 현재상황 등 관련정보를 보면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관람할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TV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인터넷TV 사업은 단순히 단말기를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2차·3차적으로 발생하는 「T커머스」에 더욱 큰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다.

TV를 매개로 한 전자상거래인 T커머스는 기존 e비즈니스를 훨씬 능가하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 향후 전자상거래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T커머스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e커머스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PC와 인터넷을 잘 알아야 하는 반면 주수요층인 주부들은 인터넷보다는 TV와 친숙한데다 이미 TV 보급률은 전세계적으로도 90%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PC를 이용한 비즈니스보다는 TV를 이용한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가전업체들 뿐만 아니라 컴퓨터·통신·방송·소프트웨어·건설·금융·교육 등 거의 전 산업분야의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로 이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국내 인터넷TV 시장은 올해 20만대 정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인터넷TV네트웍스·클릭TV·홈TV인터넷·티컴넷 등 선발업체들은 올해 국내시장에만 각각 20만∼30만대 정도를 공급한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었다.

인터넷TV는 기존 TV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인터넷 검색은 물론 집 안에서 TV를 통해 그동안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신상품이라 수요를 촉발하기도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같은 사업계획은 대폭 수정해야만 했다.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곳곳에서 많은 장애물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은 인터넷TV로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가 충분치 않은 상황인데다 인터넷TV 사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는 초고속통신망 보급이 생각처럼 급격히 이루어지지 못해 인터넷TV를 구매할 수요층이 아직은 극히 제한적인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적어도 내년부터는 이같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돼 연간 100만대 가까운 수요가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인터넷TV 사업을 시작한 곳은 인터넷TV네트웍스(구 조선인터넷TV). 이 회사는 지난 98년부터 인터넷 검색기능을 위주로 한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를 개발, 공급에 나서면서 관련 서비스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인터넷 TV네트웍스를 비롯, 홈TV인터넷·한국웹TV를 비롯해 클릭TV·티컴넷 등 선발업체는 물론 인터넷TV SOC·웹앤아이·윌서치·마르시스 등 다수의 업체들도 인터넷TV 사업에 가세했다. 이들 업체는 각자 차별화된 사업모델로 국내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으로 나름대로 특색 있는 신제품 개발과 콘텐츠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업체의 사업전략에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대부분의 업체는 하드웨어인 세트톱박스 판매보다는 T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는 방향의 사업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이같은 사업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업체는 인터넷TV네트웍스와 홈TV인터넷·한국웹TV 등이다. 이들 업체 가운데 일부는 아예 세트톱박스를 무료로 임대하는 등 콘텐츠 사업을 위한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클릭TV와 티컴넷은 이들 업체와 달리 콘텐츠 사업보다는 세트톱박스 판매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선 하드웨어인 단말기 보급이 선행돼야 하므로 현재 가장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 사업은 바로 세트톱박스 판매라는 것.

하지만 이들 업체도 궁극적으로는 가입자가 충분히 늘어나면 나름대로의 콘텐츠 사업도 추진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국내업체와는 달리 미국을 비롯한 외국업체는 기존 인터넷 검색기능에 다양한 양방향 콘텐츠를 부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국업체들이 인터넷TV라는 용어보다는 양방향(인터액티브) TV」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인터넷TV 시장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의 시장조사 업체들이 장밋빛 전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 업체인 IDC는 인터넷TV 세트톱박스와 게임기·PDA·웹폰 등을 포함한 인터넷 어플라이언스 시장규모가 지난해 총 24억달러 규모를 형성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50%나 늘어난 36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53억달러로 늘어나고 오는 2004년에는 17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표 참조

미국 포레스터리서치는 인터넷TV의 기능이 각종 엔터테인먼트와 인터넷 영화, MP3·양방향TV 등으로 강화되면서 지난 90년에는 10만명에 불과했던 미국 인터넷TV 가입자 수가 올해는 100만명으로 늘고 오는 2002년에는 400만명, 2004년에는 1400만명으로 기하급수적인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웹TV가 확보한 가입자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될 당시인 97년에는 6만5000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약 130만명으로 20배 정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실제로는 이같은 전망치보다 훨씬 높은 증가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처럼 인터넷TV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사업에 속속 뛰어드는 업체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TV가 향후 도래할 디지털TV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확보한 가입자를 대상으로 예전의 웹TV와는 다르게 소비자가 기꺼이 돈을 내고 구입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로 수익을 올린다는 전략 아래 콘텐츠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AOL은 타임워너와 합병한 뒤 GI,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함께 양방향TV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오픈TV에 3125만달러를 투자, 전자우편·인터넷메시징을 비롯한 AOL의 애플리케이션을 오픈TV의 양방향TV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공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오픈TV는 이를 이용해 T커머스 및 대화형 광고를 비롯한 첨단 서비스 개발,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한 대대적인 마케팅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인텔도 핀란드 노키아와 함께 디지털TV와 인터넷 기능을 통합해주는 차세대 세트톱박스를 개발,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며 홍콩 스타TV도 홍콩 최대 통신회사인 C&W HKT와 공동으로 인터넷의 기능을 합친 인터넷TV 사업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일본에서는 지난해 10월 CSK·세가·히타치·도시바·일본오라클·NEC·미쓰비시 연합 등 7개사가 공동으로 인터넷 단말기를 개발하기로 하는 등 이 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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