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사이버 증권계좌에 침입해 주가를 조작하는 신종 범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4일 경찰청은 다른 사람의 사이버증권 계좌를 해킹해 주가를 조작, 시세차익을 챙겨온 김모(27)씨 등 2명에 대해 컴퓨터 등 사용사기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달 26일부터 5일간 전남 순천시의 PC방을 돌아다니며 국내 모증권사 사이버 계좌에 침입, 계좌에 있던 주식들을 팔아 자신들이 미리 사놓은 주식에 대해 고가의 매수주문을 내 주가가 오르도록 유도한 뒤 자기 주식을 매도하는 수법으로 400여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사이버 증권계좌의 ID와 비밀번호가 똑같고 단순한 네자리의 아라비아 수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 것을 이용, 무작위로 네자리수를 대입하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사이버 계좌 20여곳을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주로 거래량이 적고 주가가 낮아 소규모 주문으로도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 종목을 선택, 해킹과 주가조작에 이용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사이버 주식거래가 전체의 79%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의 허술한 관리체계와 사소한 부주의가 큰 금융사고를 낳을 수 있다』며 『증권사들은 ID와 비밀번호가 같은 경우 등록을 할 수 없도록 조치하고 고객들도 단순한 숫자를 ID로 만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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