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보다 나은 아이들

『어리다고 우릴 물로 보지마세요. 과학기술은 어른보다 나아요.』

중학생이 국내 처음으로 산업체에서 지원하는 연구개발 과제에 정식 연구원으로 참여하거나 초등학생이 대학생도 어려운 컴퓨터 로고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국과학재단 산하 경남대학교 과학영재교육센터(소장 이상천 경남대 화학과 교수)가 옵트론텍에서 수탁한 「플라즈마 발생장치관련 연구과제」에 대학원생들과 당당하게 정식연구원으로 참여중인 한원영군(마산중3·15)과 청주교육대학교 영재교육센터(소장 박종욱)에서 컴퓨터 로고 프로그래픽 및 기하작도 과정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고 있는 박영수군(서울 봉화초등5·11)이다.

한군이 맡고 있는 연구분야는 소형 고효율 금속증기 레이저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인 「플라즈마 발생장치와 금속증기 발생장치의 설계 및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로 이 기술은 국제 특허 획득이 가능하고 레이저 국산화를 앞당길 수 있는 첨단분야다.

한군이 정식연구원으로 전격 발탁된 것은 중학교 1학년이던 지난 98년 한군이 한국과학재단 산하 경남대 과학영재교육센터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영재센터 소장이던 이 교수는 센터내 정보과학반 160명의 학생 가운데 학습능력과 연구 집중 능력이 중학생이라고 보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고 탐구열정이 높은 한 군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때마침 지난 해 11월 2년간 업체로부터 9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연구과제를 수주하자마자 한군을 정식연구원으로 채용하고 매달 12만원의 연구활동 수당과 연구에 필요한 장비 일체를 지원키로 결정, 대학원생이 대부분인 팀원 5명과 대덕연구단지 원자력연구소에 파견을 보내는 등 과제수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어른들도 하기 어렵다는 오트캐드를 3일 만에 뗄 정도로 컴퓨터 등에 천재적인 학습능력을 보이고 있는 한군은 지난해 세탁소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영재교육센터에서 열리는 학부모 강의에 참석하던 중 뺑소니 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 슬픔을 겪기도 했지만 훌륭한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한걸음씩 실현해 가고 있다.

이 교수는 『대학원생들과 비교해도 연구과제 수행능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연구비를 지원해준 업체에서도 한 군의 참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군은 대학생들도 몇 개월간 공부해야 해결하는 컴퓨터 로고 프로그래밍 및 기하작도 과정에서 단 몇시간내에 이를 해결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박군은 지난해 12월 청주교육대 영재센터에 등록한 이후 프로그래밍 작도과정이 대학생들도 어려워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사고로 몇시간내에 문제를 해결하는 천재성을 보였다.

박 교수는 『박군의 두뇌회전이 다른 학생들보다 월등히 빠르고 지식수준이 높다』며 『지금은 물리분야에서 개인지도를 받고 있지만 과학 전분야에서 고르게 우수한 학습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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