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델컴퓨터의 총 사령탑을 맞고 있는 이수현 사장이 자진해서 물러났다. 지난 98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델컴퓨터의 사장으로 취임, 의욕적인 활동을 벌여온 이수현 사장이 돌연 사퇴한 것과 관련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수현 사장은 취임할 때만 해도 1500만달러 가량이던 매출액을 지난해 5000만달러로 끌어올릴 정도로 발군의 역량을 발휘했다. 그는 올해에는 1억달러의 매출달성을 목표로 연초부터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여왔다. 매출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외국업체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뜻밖의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이수현 사장은 『한국IBM, 컴팩코리아 등을 거치면서 네트워크시스템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최근 국내 진출한 외국계 네트워크시스템 업체에서 사장직을 제의받아 한국델컴퓨터를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수현 사장의 설명에도 불구, 국내 서버업계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본사와 의견상충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물러났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한국델컴퓨터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이 한국에 후발 주자로 진출한 델컴퓨터를 괄목할 만한 컴퓨터업체로 키우면서 미국 델 본사 비즈니스 정책과 한국 서버 시장 환경 사이에 간극이 발생해 델 본사측과 의견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 델은 전통적으로 통신판매라는 독특한 판매 전략을 고수하는 업체로 정평이 나 있다. 델은 한국 시장을 공략하면서도 미국에서 적용한 통신판매를 근간으로 한 주문제작 공급방식만을 고집했다.
여기에다 한국델컴퓨터는 현금만을 대금 결제수단으로 인정, 신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비즈니스 관행과는 상당한 문화적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델 본사의 정책으로 인해 한국델은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갖고도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델컴퓨터를 떠나는 이 사장도 이를 인정했다. 『그동안 본사측에 한국적 비즈니스 관행을 이해해달라는 협조요청을 무수히 보냈으나 요지부동이었다』며 사장 재임기간 동안 겪었던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하여튼 잘나가던 한국델컴퓨터의 이수현 사장이 자진해서 중도 사퇴함에 따라 한국델컴퓨터의 향방에 대한 국내 서버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게 됐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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