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가치가 있는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디지텔 이종석 사장(32)의 기업경영 목표는 지극히 단순하다. 기업에 대한 존재가치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하다 보면 자연히 회사는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다.
이 사장은 디지텔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회사 회생차원에서 뒤늦게 디지텔에 발을 들여놓은 전문경영인이다. 이 사장이 회사경영의 바통을 이어받은 98년 3월 당시만 하더라도 디지텔은 매출이 거의 없는 부실기업에 속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경영수완을 발휘해 디지텔을 만 2년만에 우수 벤처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2억원. 98년 1억2500만원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이 사장은 여세를 몰아 올해에는 지난해에 비해 3배 가량 신장한 236억75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의 목표는 이미 실현되고 있다. 지난 1·4분기에만 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번 분기에도 6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올해 3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던 매출목표를 최근 500억원으로 다시 높여잡았다.
『회사 성공비결은 벤처기업 정신을 살려 우수한 제품을 남들보다 한발 먼저 생산해내는 데에 있습니다. 가령 다른 업체에 비해 한발 늦게 제품을 개발했다면 이를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발전시켜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종합정보통신망(ISDN) 단말기 시장에 후발주자로 참여한 디지텔은 제품단가를 절감하기 위해 여러 칩들의 기능이 통합된 ASIC 칩을 개발, ISDN 단말기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췄다. 또 지난해 통신망 상시접속과 동적채널할당이 가능하도록 하는 AO/DI(Always On/Dynamic ISDN) 기술을 국내 최초로,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개발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 결과 지난해 시장 진출 1년만에 국내 ISDN 단말기 부문 1위업체로 급부상했으며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시장에 진출, 연간 30만대 가량의 수출고를 올리고 있다.
이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에는 지금 추진중인 사업다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디지털 통신장비 업체로서 국내 및 세계 시장에 우뚝 선다는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이 사장은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단말기, 폰투폰 방식을 지원하는 인터넷 전화기, 위성인터넷 통신이 가능한 세트톱박스 등을 최근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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