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북한 열풍

분단 후 처음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대학가에 북한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학차원의 교류추진은 물론 학생회나 동아리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각 대학들은 기존 정치 중심 교류에서 벗어나 문화·학술·체육 등 다양한 교류를 추진중이다.

홍익대는 오는 8월 중순 판문점에서 평양미술대와 공동으로 작품전시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시안마련에 들어갔다. 홍대측은 이미 지난해 평양미술대와 서신교류를 한 경험이 있는 만큼 성공적인 전시회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홍대 총학생회도 오는 10월 3일 개천절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진행할 북측 대학을 물색하느라 여념이 없다.

연세대는 북측대학과 축구·농구대회 등 체육교류와 북한 문화유적답사를 계획하고 이와 함께 북한 대학과 자매결연해 단대별 및 과별 상호 편지쓰기 등의 내용을 담은 교류계획서를 오는 8월경 관계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지난 91년부터 교류해온 김책공업전문대와 문학교류 및 유적답사 등을 추진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중국 베이징에서 갖기로 하고 준비중이다.

대학이 가지는 특성을 최대화해 북한과 교류를 추진하는 대학도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평양외국어대와 외국어문학 부문을 중심으로 학술교류를 추진중이다. 외대측은 평양외국어대와 교류가 성사되면 도쿄외대·베이징외대를 포함한 동북아 4개국 외국어대 학술교류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북한 관련 강의신설과 북한을 주제로 한 각종 세미나도 대학에 불고 있는 북한열풍을 반영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2학기부터 「통일교육론」과 「남북한 여성연구」 강좌를 신설키로 했다. 숙대는 지난 95년부터 「북한의 이해」와 「통일정책연구」 등 관련 강좌를 개설하고 있는데 정상회담 발표 이후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져 강좌개설 준비에 한창이다.

서울대는 우리넘기 등 동아리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통일부 협조를 얻어 매년 5월 대동제 행사에서 북한영화를 상영하고 북한문제에 대한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

이밖에 동국대와 명지대 등 전국 5개대 북한학과는 공동으로 「모의정상회담」을 준비중이다. 동국대는 탈북자 사회적응 훈련기관인 하나원과 매년 정기교류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중이며, 명지대는 졸업여행으로 금강산행을 검토중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