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오랜만의 폭등세로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25일 코스닥과 거래소시장은 모두 10.46%와 3.64%가 오르면서 환한 웃음보를 터트렸다. 특히 최근 계속됐던 침체장이 오전부터 강세로 이어지면서 오후내내 상승세를 유지, 극도로 불안한 양상을 보여온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았음을 보여줬다.
◇현황 및 급등 배경=이날 주식시장은 △미국 증시 상승세 △바닥선 인식에 따른 반발 매수세 △한투·대투 등 공적자금 투입 등 구조조정 가시화 △금리·환율 등 시장주변 여건의 호조 등이 호재로 작용, 장 전반의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식시장은 개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인 가운데 전기기계만이 약보합세에 머문 것을 제외하곤 전 업종이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주의 강세도 지속됐다. 증권업종에 속한 40개 종목이 모두 상승했으며 특히 절반이 넘는 27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몰린 삼성전자가 3% 이상 하락했고 한국전력, 포항제철도 내림세를 나타낸 반면 SK텔레콤, 한국통신은 상승해 대형주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코스닥시장도 개장 초반부터 전체 종목 537개의 86.2%인 463개가 급등했다. 코스닥 대형주인 한통프리텔을 비롯해 한솔엠닷컴, 드림라인, 다음, 한국정보통신 등도 모두 상한가로 치솟았다.
◇향후 전망=그러나 증권가의 전문가들은 이번 급등세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담보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미국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없고 유가급등, 동남아 증시불안 등 심리적 압박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금융권 구조조정 및 기업 구조조정 등 국내의 잠재적인 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반면 경제호전과 낙폭과대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상승이 기대된다는 의견을 내놓은 전문가들도 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고 정부의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도 단호한 만큼 추가적인 상승요인이 많아 적어도 당분간은 다시금 하락장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민호 교보증권 차장은 『이번 상승세는 미국 증시의 상승세와 함게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매수세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그동안 수급불안이 주가 하락의 주범인 만큼 공적자금 투입이 곧바로 금융구조조정 및 기업구조조정 완결을 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상승세를 낙관하긴 힘들다』고 밝혔다.
허경량 한화증권 선임연구원도 『이날 상승세가 외국인 및 기관의 역할 없이 개인투자자의 낙폭과대에 따른 매수세만으로 급등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장세를 낙관하기 힘들다』며 『외국인은 특히 삼성전자 등 우량주에 집중적인 매수세를 보이는 패턴을 지속하고 있으므로 거의 전 종목에 걸친 급등세는 단기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동양증권 노근환 팀장은 『주가가 바닥선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팽배한 만큼 지수가 안정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 이동통신 등 재료를 갖춘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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