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11>
그는 실제 호색한은 호색한이었지만, 강제 출국을 당하는 수모를 겪게 할 수는 없었다. 별로 명예로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는 성질도 아니었다. 내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침묵하자 다급한 그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 돈으로 해결해야지. 내일 날이 밝으면 찾아서 줄테니 있는 돈 모두 가지고 이리 오게.』
『거기가 어딥니까?』
『잘 몰라. 그냥 여자를 따라 왔는데, 여자를 바꿔줄테니 와주게.』
여자가 전화를 받고 모시모시하고 일본말로 했다. 나는 화가 치밀어서 여자에게 욕을 하고 싶었지만, 누구를 탓할 것인가. 하는 수 없이 그가 있는 장소를 물었다. 여자는 내가 머물고 있는 인민대루에서 해방로로 와서 민생백화점 골목으로 들어오라고 하였다. 그 백화점 뒷골목에 동오로 인민아파트가 있으며, 그 아파트 방 번호를 말했다. 택시를 타고 찾아오라고 하였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옆방에서 잠자고 있는 문씨를 깨워서 그를 데리고 나갔다.
『돈을 얼마 달란다고 했지요?』
문씨는 따라나서면서 물었다.
『인민폐 3만원.』
『도둑놈들이군요. 놈들이 진짜 공안원인지도 모르는 일이니 모두 줄 필요없어요.』
『그럼 어떡하지요?』
『저에게 맡기세요.』
그때는 문씨가 구세주처럼 보였다. 돈도 돈이지만 유 회장과 내가 망신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택시를 타고 가자 바로 도착했다. 그리 멀지 않은 이웃동네였다. 아파트 방을 찾아 들어가자 문앞에 공안원 정복 차림의 사내 둘이 서 있었다. 그들은 유 회장이 달아나기라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인지 정문 앞에 있었다. 유 회장은 주방 옆에 있는 탁자 앞에 앉아 있었으며, 묘족 여자는 옷을 제대로 입지도 않은 상태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그녀의 잠옷이 찢어져 있었다. 아마도 유 회장과 그 짓을 하면서 찢어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유 회장은 약간 사디스트적인 속성이 있어서 여자의 옷을 찢기를 좋아했던 것이다. 나를 보자 유 회장이 말했다.
『시끄럽다고 옆집에서 신고를 했다고 하는데 믿을 수가 없지. 이 여자가 공안원을 부른 것이 틀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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