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대 도래와 함께 벤처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들 벤처기업의 최대 장점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자율경영을 통해 직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벤처 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는 직원들 스스로 회사에서 먹고 자면서 일하는 풍토가 조성돼 있는 기업을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이들 업체는 출퇴근 시간과 복장도 상당히 자유롭다.
이처럼 대다수의 벤처기업들이 자율경영을 표방하고 있는 것은 빠른 시대변화를 신속하게 반영, 변화해 나가는 것이 바로 벤처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처음으로 인터넷TV라는 새로운 사업을 선보인 인터넷TV네트웍스의 김명환 사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경영이념이나 사훈까지도 만들지 않는 등 전형적인 「열린경영」을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경영이념이나 사훈같은 정형화된 틀을 만들어 놓으면 직원들의 사고가 획일적으로 돼 끊임없이 변신을 추구해야 하는 벤처기업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김 사장은 대신 직원들에게 「유연성」과 「역동성」을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의 자산은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으뜸이라는 생각에서다. 김 사장은 이같은 믿음에 따라 최근 급여, 학비보조, 건강진단 제공 등 직원들의 급여 및 복리후생을 대기업 수준이상으로 올려놓았다.
김 사장은 「기술이 없는 회사는 아무리 훌륭한 포장을 한다해도 사상누각과 같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김 사장이 LG전자와 반도체에서 줄곧 디지털 관련 기술 개발에만 몰두해온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TV네트웍스는 이같은 김 사장의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질높은 인터넷TV 서비스를 위해 지출의 상당부분과 80여명의 직원 가운데 30여명을 연구개발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이 회사가 불과 2년전만 해도 직원이 3명 밖에 안되는 벤처에서 이제는 직원 80명에 자본금(잉여금 포함) 336억원이 넘는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김 사장의 경영이념이 인터넷TV라는 첨단 사업을 추진하는 벤처기업의 특성과 조화되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투자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미국계 투자회사인 H&QAP로부터 국내 비상장·비등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로는 사상 최대규모인 2000만달러를 유치한데 이어 삼성전기·현대산업개발·코오롱건설·국민기술금융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로부터도 70억여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삼성전자 및 국내 최대 부품생산업체인 삼성전기와 내장형 인터넷TV와 인터넷TV용 세트톱박스를 공동개발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이 회사가 그만큼 견고한 사업기반을 구축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실이다.
김명환 사장은 앞으로 단순히 TV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준의 인터넷TV 사업에서 벗어나 인터넷 기술을 응용해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T-커머스」를 핵심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포스트 인터넷TV인 디지털TV용 세트톱박스 개발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지속적인 「T-커머스」 사업을 위한 포석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TV 시청자의 권리는 채널을 선택하는 것밖에는 없었으나 인터넷TV가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양방향TV 시대가 열리게 됐다』며 『인터넷TV네트웍스는 이처럼 TV에 생명을 불어 넣음으로써 시청자가 주권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국내에 처음으로 인터넷TV사업을 선보인 인터넷TV네트웍스의 김명환 사장. 그는 『바보상자라 불리는 TV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겠다』며 오늘도 밤낮없이 뛰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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