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418) 벤처기업

해외 진출<8>

무슨 말인지 몰라서 통역하는 문씨에게 물었더니, 호텔 스카이라운지로 올라가면 가라오케가 있는데, 안내하겠다는 것이었다. 호객하는 것은 불법인데도 마치 유혹하듯이 은근히 말하고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우리가 일본인이라고 착각했는지 더러 일본말을 섞어 가면서 유혹했다. 예쁜 여자들이 시중을 들어준다는 단서를 붙였다. 별로 내키지 않던 유 회장이 예쁜 여자들이 시중을 든다는 말을 듣자 가자고 하였다. 유 회장의 요청으로 나는 마지 못해 위로 올라갔다.

우리를 안내한 여자는 나이가 든 다른 여자에게 인계하고 내려갔다. 그곳은 극장식 구조를 갖춘 단란주점이었다. 우리는 시끄러운 것이 싫어서 방으로 들어갔다. 결국 한국의 룸살롱과 다를 바 없었다. 그곳에서도 짝을 맞춰서 여자들이 나왔다. 나이가 든 여자는 우리가 일본인인 줄 알았던지 일본 말을 하는 여자를 불러주겠다고 하였다.

『우리가 계속 일본인으로 보이는 모양인데, 그건 형님 탓입니다.』

내가 유 회장에게 말했다.

『내가 왜놈으로 보이나?』

『여자를 좋아하게 생기셔서 그렇지요.』

내 말에 그는 킬킬거리고 웃었다.

통역하는 문씨가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마담은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조선족 여자들은 몇 명 없는데, 모두 다른 손님에게 갔습니다.』

『다른 한국인들이 와 있단 말이지요? 우리는 상관이 없소. 그냥 아무 여자나 들여보내시오. 난 치마만 둘렀으면 만족하니까.』

문씨가 그대로 통역을 해주자 마담은 웃었다. 양주와 함께 세 명의 여자가 들어왔다. 두 명은 한족이고, 다른 한 명은 묘족이라고 했다. 두 명의 한족은 키가 크고 얼굴이 큰 편이었지만, 묘족이라는 여자는 키가 작달막하고 얼굴이 작았다. 그녀의 얼굴은 인형처럼 예쁘고 귀여웠는데, 웃을 때는 볼우물이 깊이 파였다. 묘족 여자는 유 회장 옆에 앉았다.

『그래, 나는 한족 여자와는 많이 사귀어 보았지만 묘족은 처음이야. 오늘은 묘족의 맛을 봐야겠군.』

그는 음탕하게 말하면서 웃었다. 여자들은 모두 일본말을 하였다. 그래서 일본말을 할 수 있는 유 회장과 나는 그녀들과 대화를 가질 수 있었다. 그곳의 관광객 중 가장 많은 부류는 일본인이라고 하였다. 그 다음 많은 관광객이 한국인이고, 그 다음 대만인이라고 하였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