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와 한국리더십센터(대표 김경섭)가 공동 주최하고 포천지·한국벤처기업협회·김영사 등이 공동 후원하는 「제4회 월드와이드 석학 리더십 페스티벌」이 5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오후 1시부터 6시 30분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21세기에 성공하는 월드클라스 리더십 향상법」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6명의 유명 경영석학들이 참여, 세기의 전환과 디지털 혁명의 와중에 아래에서부터 위에 이르는 전조직원이 변화의 리더가 되고 그것을 통해 변화와 굴곡이 심한 21세기에 성공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강연했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는 세계적인 투자 자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워렌 버핏과 「윈도신화」의 주인공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특별 영상 좌담회가 열려 참석자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이 강연회는 경제전문지 포천과 경영석학들의 강연회를 대행하는 윈컴사 주최로 지난 96년 처음 열린 이래 매년 그 해의 주요 인물의 최신 강연을 듣는 형태로 진행, 전세계적으로 40여개국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서는 한국리더십센터가 이 강연을 매년 독점 중계하고 있다. 이날 소개된 강연회와 좌담회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주
▲워렌 버핏=여러분들은 모두 저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이 있고 저보다 더 성공한 분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원인은 환경적인 게 아니라 자기자신을 방치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과 그 분의 특징을 적어 꾸준히 연습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십시오. 습관이란 제대로 몸에 배기 전까지는 자신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오늘부터 연습한다면 20년 후 몸에 밴 습관이 생깁니다. 즉 존경하는 분의 특징은 꾸준히 따라해 자기 것으로 만들고 단점이 눈에 띈다면 똑같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십시오. 이렇게 하면 기업에 활기가 넘칠 겁니다.
▲빌 게이츠=습관 얘기는 저도 동감입니다. 저도 위인들의 습관을 찾아내 계속 연습을 했습니다. 그러자 창업 23년 후의 전망이 훨씬 밝아지더군요. 뿐만 아니라 각 사무실과 가정에 컴퓨터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도 이루게 돼 일에 신바람이 났죠. 전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똑똑한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희는 작은 성공에 만족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산너머 산이니까요.
▲질문자=성장기에 모델이 된 분과 그 분의 영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게이츠=제 부모님이죠. 다양한 일을 하고 계셨고 직장에서 돌아오시면 같이 얘기도 많이 했어요. 정치·경제·사회 등 내용도 다양했기 때문에 저희 남매는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죠. 다양한 책을 읽게 해주셔서 사고의 폭도 넓혀 주셨는데 전 특히 근사한 아이디어를 잔뜩 내놓는 과학자들에게 관심이 갔어요.
▲버핏=전 「모델」이란 단어보다 「영웅」이란 단어를 좋아합니다. 자신의 영웅이 누군지 가르쳐주면 전 그 사람의 미래도 점칠 수 있죠. 자신의 영웅에게 실망한 적이 없습니다. 제 영웅들은 평생 절 실망시키지 않았죠. 첫 번째 영웅은 아버지였는데 엄청난 영향을 주셨어요. 아내도 제 영웅입니다. 많은 걸 가르쳐줬을 뿐만 아니라 성품 또한 정말 좋으니까요. 척 보면 안다는 곰돌이 요기의 말처럼 저는 아버지와 아내, 그레이엄 교수님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질문자=가진 걸 모두 잃어버리고 오늘 새 출발을 하면서 무엇이든 오직 3가지만 가질 수 있다면 뭘 선택하시겠습니까.
▲버핏=「3가지」라는 말이 약간 애매하군요. 어쨌든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은 버리고 싶지 않겠죠. 과거에 써먹었던 지식은 미래에도 유용할테니까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만 안 간다면 돈 걱정은 별로 안 합니다. 하지만 저 때문에 남들이 피해를 보는 건 정말 괴롭죠. 손실을 메우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돈은 상관 없습니다. 사는 건 누구나 똑같잖아요. 저나 여러분이나 사는 모습은 지금도, 10년 후에도 비슷할 겁니다. 전 제가 좋아하는 사업을 계속 할거예요. 저를 이 위치에 있게 해 준 지식만 있다면 투자자를 찾아 다시 시작할 겁니다. 일하는 게 재미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다시 시작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아주 신나겠죠.
▲게이츠=작은 규모로 다시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겠군요. 사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선 돈이 별로 중요하지 않죠. 마이크로소프트가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독보적이라고 하지만 중역 30명만 다른 회사로 옮겨가면 상황은 급변할 겁니다. 우선 그 분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부하 직원들이 따라나서겠죠. 자본이 이동해간 건 아니지만 제품의 질은 급격히 떨어질 겁니다. 그러니까 노하우를 아는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그런 분위기만 살아있다면 새로 회사를 차리는 것도 재미 있을 거예요.
<정리=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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