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승인된 15개 채널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채널이 있다. 바로 여타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을 안내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될 EPG(Electronic Program Guide) 채널이다.
케이블TV 개국 이래 지난 5년간 시청자들은 「케이블TV 안내 가이드」라는 안내책자와 SO들이 각 지역채널을 통해 내보내는 프로그램 스케줄을 활용하거나 고작 신문에 실리는 프로그램 안내면을 보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야 했다. 이에 따라 꼭 보아야 할 프로그램을 놓치기 일쑤였으며 일일이 계획표를 참고해야 하는 작업도 번거롭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이제 4∼5개월 후에 기존 29개 케이블 채널 외에 15개의 신규 채널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면 케이블 채널은 총 44개로 늘어난다. 거기다 위성방송까지 본격화되는 내년 하반기쯤에는 80∼100개에 이르는 채널이 등장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한다.
이처럼 본격적인 다매체 다채널 시대의 도래와 함께 EPG 채널의 필요성이 고조된 것이다.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라고 불리는 EPG 채널은 인터넷상에서의 검색 포털 사이트와 유사한 기능을 담당한다. 즉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고자 하는 사용자가 야후나 심마니 등을 거쳐 원하는 사이트로 이동하듯이 케이블TV 사용자도 EPG 채널을 통해 손쉽게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갈 수 있다.
기술적으로 보면 EPG는 여유 채널을 사용하는 데이터 방송을 통해 디지털TV의 화면상에 표시하는 프로그램 일정표를 의미한다. 시청자는 이 일정표를 보고 지금까지 실현 불가능했던 체계적인 계획시청을 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EPG채널은 단순히 원하는 프로그램의 예고편이나 방영 시간 등을 알려주는 안내 채널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시청자 소감, 프로그램 관련 정보 등의 주문형 서비스, 장르나 출연자 등에 따른 나만의 맞춤 채널 선택 등 양방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실현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EPG 사업 분야를 개척하게 된 미래산업(대표 정문술)은 디지털 환경으로의 변화에 대비한 양방향 EPG 실현 등 장기 비전을 제시한다.
특히 미래산업의 자회사인 라이코스코리아의 기술과 솔루션을 통해 개별 SO의 각종 지역정보를 포함한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동시에 PP, 세트톱박스 업체들과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 양방향 EPG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세트톱박스 및 인터페이스 개발에 연간 2억원 이상을 투자해 보다 향상된 EPG 서비스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 모델의 개발이 완료되면 단순히 편성표만 제공하던 개념에서 탈피, 주제·시간대별 검색, 시청자의 취향을 고려한 프로그램 안내, 시청중에도 타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는 시청자 스케줄링 기능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현재 외국의 사업자와 공동으로 국내 시청자의 이용 패턴과 정서를 감안한 인터페이스 및 구현방식 개발을 거의 완료한 단계이며 지속적인 조사를 거쳐 시청각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인터페이스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사업 개시년도에는 부분적으로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목표 아래 라이코스코리아와 제휴, 방송망과 전화통신망을 활용한 부분적 문자데이터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채널별·시간대별 프로그램 편성정보를 담은 문자정보, 동영상 PP 프로그램 예고물, 가이드 채널 자체제작 예고 동영상물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체 제작 예고물은 가족 시청용 프로그램·영화·스포츠·교육 등 4개 분야를 돌아가면서 예고한다.
서비스 구현방식은 화면 상단에 예고물, 광고 등의 동영상 서비스를, 하단에는 편성표를 문자로 구현하는 동시에 지역 SO 공지사항 및 자막광고가 삽입된다. 문자화면은 프로그램 제목·등급·출연자·제작연도·방영시간·채널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미래산업은 이와 함께 SO와 PP 대상 마케팅과 관련한 체계적인 전략도 수립했다.
SO 대상으로는 라이코스코리아를 웹호스팅으로 활용, 풍부한 인터넷 및 지역정보를 공급함으로써 지역SO가 지역정보센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PP 사업에 기여하는 신규 PP로서 자리매김한다는 원칙 아래 가칭 「PP프로그램 프로모션 상」을 제정하는 등 제작 의욕 고취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밖에 미래산업은 순이익 중 4%를 우수프로그램 기획에 투자하고 우수 예고물을 선정해 현금으로 시상하는 등 케이블TV 산업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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