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부풀리기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증권업협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코스닥 공모기업 실적조사」에서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112개사 가운데 59개사의 경상이익 추정치가 확정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정보기술(IT)업체들은 성장성만을 과시하며 지나치게 공모가를 부풀린 흔적이 이곳 저곳에 드러나 있다.
한통프리텔의 경우 공모 당시 추정치보다 무려 80여억원이나 많은 956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으며 드림라인, 디지탈임팩트, 인터파크 등도 적자폭이 컸다. 다른 IT업체들도 비록 흑자는 냈지만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로 인해 피해를 본 것은 투자자들이다. 엉터리 추정치만 액면 그대로 믿고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탓이다.
문제는 이처럼 실적을 부풀려도 제도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행 금융감독원의 규정상 공모기업의 경상이익이 추정치의 50%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만 주간 증권사의 공모 주간사 업무를 제한할 수 있다. 50% 범위내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증권사와 업체가 얼마든지 실적을 「뻥튀기」할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강력한 제재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같은 행태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코스닥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가 약 600개이며 이중 대다수는 IT업체다. 자연히 공모 청약이 러시를 이룰 것이고 수익기반이 취약한 IT업체들은 눈먼 돈을 끌어들이기 위한 공모가 부풀리기를 자행, 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코스닥등록을 신청한 157개사의 희망 공모가가 지난해 141개사의 13.7배에 달한다. 1년 만에 기업들의 실적이 10배 이상 호전될 리 만무한데도 공모가는 이미 풍선검처럼 부풀려져 있는 실정이다. 물론 정부도 공모가 산정에 관한 법과 제도의 개선에 나서고 있으나 기업공개(IPO)를 일확천금을 벌어들이는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풍토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
현재 미국에서도 첨단 기술주에 대한 거품론 확산으로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IT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조만간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리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그러나 우리 증시에서는 거품 운운하기 이전에 공모가 거품을 걷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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