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정보통신기기 산업이 올 1·4분기 동안 호황을 누린 것에 힘입어 국내 주요 전자부품 및 생산장비 업체들도 덩달아 호경기를 구가했다. 특히 디지털·인터넷으로 지칭되는 새로운 전자산업 조류를 타고 디스플레이·PCB 및 디지털 일반 부품의 경우 미처 생산·공급할 수 없을 정도로 주문이 밀려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지 원·달러 환율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여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지는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국내 전자부품 및 생산장비 업체들은 올 1·4분기 동안 근래 보기 드문 호황을 누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디스플레이업계는 인터넷의 전세계적인 보급 확산에 힘입어 1·4분기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삼성SDI·LG전자·오리온전기 등 브라운관업체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모니터용브라운관(CDT)의 수출 확대로 매출이 상승했다. 삼성전자·LG필립스LCD·현대전자 등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업체들도 모니터용과 노트북용 수요의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60∼100% 신장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1·4분기 1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이 증가했으며 고수익 제품의 판매 증가로 경상이익도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오리온전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2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지난해 말 CPT라인의 대거 축소와 지난달 말 노사문제에 따른 생산 차질을 고려하면 사실상 매출은 증가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 TFTLCD 분야에서 8000억원의 매출로 60% 정도 증가했으며 LG필립스LCD와 현대전자는 각각 72%, 100% 신장한 6000억원, 1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업계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국내 반도체·LCD 경기가 활발해지면서 대체로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200% 이상을 기록한 기업만도 미래산업·한국디엔에스 등 6개사이며 1000%에 이르는 업체도 나왔다. 이러한 급신장은 그동안 부진했던 삼성전자·현대전자·LG필립스LCD 등 반도체 및 LCD 업체들의 투자가 올들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기술 수준과 장비 신뢰도를 높이면서 외산 장비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춘데다 수요업체의 적극적인 구매정책에 힘입어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웨이퍼 공정면에서 보면 200㎜ 크기의 웨이퍼 양산을 위한 제조공정용 장비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미래산업의 주력품목인 테스트 핸들러(Test Handler), 표면실장 마운터는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또 국내 소자업체에 대한 납품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활발히 개척, 매출액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20%대를 기록했다.
◇일반 부품업계
일반 부품업계는 국내 전자·정보통신기기 시장 활성화 및 수출호조로 올 1·4분기 동안 초호황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동전화기·통신시스템 등 통신부문 부품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 일부 업체는 주문량을 공급하지 못할 정도로 호경기를 구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국내 최대 전자부품업체인 삼성전기는 1·4분기에 총 9600억원의 매출과 1080억원의 경상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부실요인이었던 자동차부품 사업을 제외할 경우 매출 및 경상이익은 실질적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5%와 27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가 이처럼 고속성장을 기록한 것은 브라운관용 편향코일(DY) 등 기존 주력 제품뿐만 아니라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이동통신부품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해콘덴서의 수요급증에 힘입어 삼영전자공업은 올 1·4분기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55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삼화전기는 1·4분기 31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5%의 신장세를 나타냈다. 전해콘덴서의 수요급증에 따라 원재료인 알루미늄 에칭박 생산업체인 알미늄코리아도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8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삼화콘덴서는 정보통신용 부품인 적층형 세라믹칩콘덴서(MLCC)의 수요급증에 따라 올 1·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2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브라운관용 자석, 서미스터 생산업체인 자화전자는 신규사업으로 진출한 이동통신단말기용 진동모터의 판매급증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75% 성장한 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코아는 내수경기 회복과 영업활동 강화에 따른 규소강판 코어의 판매 증가로 올 1·4분기 298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0%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쎄라텍은 정보통신산업의 확대로 칩인덕터·칩배리스터 등 칩부품의 폭발적인 수요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어난 11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이동통신단말기와 기지국용 안테나의 내수판매 및 수출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PCB업계
국내 최대 PCB업체인 대덕전자는 통신기기·이동전화기·메모리모듈기판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 1·4분기 매출 실적이 전년 동기 실적 547억원보다 50% 정도 늘어난 824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는 특히 올해 미국 통신시스템업체로부터 대규모의 MLB 주문을 받아놓고 있어 2·4분기에는 더욱 높은 매출신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덕지디에스는 1·4분기 동안 총 383억원의 매출실적을 달성, 전년 동기의 304억원보다 26% 정도 늘어났다. 특히 이 회사는 기존 페놀계 가전용 PCB 중심에서 실버스루홀(STH) 및 카퍼스루홀(CTH)기판 등 정보통신기기용 PCB로 사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올 하반기부터 MLB를 본격 생산할 계획이어서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500억원 정도 늘어난 1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도체 기판 전문업체인 심텍은 올 1·4분기에 총 203억원의 매출실적을 달성,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110% 정도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회사는 최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로부터 2억6000만달러 규모의 메모리모듈기판 수출 오더를 확보, 하반기에는 고속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는 1·4분기 동안 730억원 정도의 외형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45%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커넥터
한국AMP의 경우 커넥터 분야의 매출이 늘어난데다 모회사인 타이코가 지난해 잇따라 인수한 레이켐·M/A-COM 등의 실적이 함께 잡혀 68억원이나 늘어난 320억원을 매출을 기록했다. 또 한국몰렉스와 히로세코리아는 가전 분야와 정보통신 분야에 강세를 보이면서 각각 280억원(30% 성장), 250억원(35% 성장)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밖에 국내 기업인 한국단자공업은 자동차 커넥터와 신규 품목인 광커넥터 수요 증가로, 우영은 커넥터와 백라이트 등의 호조로 각각 252억원(41% 성장), 370억원(25%)의 매출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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