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시장에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올들어 ADSL 수요가 폭증하면서 ADSL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이 가입희망자를 미처 다 소화해내지 못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기간통신사업자와 이들로부터 장비 공급권을 획득한 일부 대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일 뿐 ADSL 단말기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중소개발업체와는 무관한 얘기였다.
대기업 또는 외국 업체들이 장비 공급권을 독식함에 따라 국내 중소업체들이 참여할 기회는 철저히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중소업체들이 자체 개발한 ADSL 단말기를 기간통신사업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전망이다.
최근 텔레드림이 한화/정보통신과 ADSL 단말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하반기부터 한국통신에 제품을 간접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인터링크시스템도 모 기간통신사업자와 추진하고 있는 단말기 공급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어 이르면 내달부터 자체 개발한 ADSL 단말기를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국내 중소·벤처 업체와의 제휴를 모색해오던 현대전자가 이달 제휴업체를 최종 확정함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현대전자와 제휴를 맺은 업체는 자네트시스템, 성우, ACN테크, 텔레드림, 토미스, 현대텔레텍 등 6개 업체. 사실상 이들 업체는 지난해 말 ADSL 단말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놓고도 수요처를 발굴하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를 감수하며 그 동안 기회가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려왔다.
이들 업체들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과 공조방안을 구축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ADSL 단말기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성능평가 시험을 의뢰하는 업체 수 또한 급격히 늘어나 순서를 기다리는 데만 수개월을 허비해야 했고 성능 안정성을 강조하며 대기업과 외산제품을 선호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의 눈에 들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러나 이번 기회로 안정성을 보증해주는 대기업이라는 우군을 확보함에 따라 시장진입은 이제 시간문제로 남아있다.
또한 하반기부터는 외산 제품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내년이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던 일반 유통시장 형성시기도 이르면 올 하반기 중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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