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고속 무선인터넷 접속시장 태동

고속 무선인터넷 접속시장이 조용히 싹트고 있다. 차세대 무선기술의 핵심주자인 광대역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고속 무선인터넷 접속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첨단 기술업체들 사이에 소리없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시장판도 변화마저 예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브리즈컴사(http://www.breezecom.com)와 말리부네트웍스사 등 신생 회사들이 기존의 고속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했던 광섬유나 구리선 기술을 능가하는 광대역 무선 네트워크라는 신기술로 무장해 고속 무선 인터넷 접속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고 이에 맞서 루슨트테크놀로지스(http://www.lucent.com), 노텔네트웍스(http://www.nortelnetworks.com), 시스코시스템스(http://www.cisco.com), 노키아(www.nokia.com) 같은 기존 주요 통신·데이터 네트워킹 장비업체들도 이 신기술 개발에 가세하고 있는 상태다.

광대역 무선 네트워크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휴대하기 편하지만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는 휴대폰과는 달리 아날로그식 유선 전화모뎀보다도 수십 내지 수백 배 빠른 속도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무선 네트워크는 설치하는 데 용이한데다 막대한 양의 통신회선을 부설할 필요가 없고 비용 절감도 이뤄진다.

광대역 무선 네트워크 사업은 앞으로 몇 년 안에 크게 성장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고속 무선 접속시장 규모가 앞으로 4년 안에 30억∼50억달러에 달해 고속 인터넷 접속시장의 20∼30% 정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관련 전문가는 『이 신기술 부문은 전망이 상당히 밝은데다 이제야 시작되고 있는 단계』라며 『세계시장 가능성은 이보다 더욱 크다』고 꼽았다.

이들 업체간 경쟁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97년 일부 주파수 대역을 무선 네트워크사업용으로 개방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브리즈컴사는 기업용 네트워크에 필요한 무선 상품을 제조하기 위해 93년 설립됐다가 4년 전부터 일반 가정과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무선 인터넷 접속에 필요한 장비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한 지점에서 다른 여러 지점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 구축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의 안테나 탑이 설치된 한 기지국에서 최대 10마일 반경 안에 있는 회원들에게 동시에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일반 가정에서는 기존 디지털 라인이나 케이블과 비슷한 1초당 25만6000비트에서 300만비트의 고속으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진다.

브리즈컴사는 최근 일반 가정이나 소규모의 사업체를 대상으로 저가의 간단하고 설치하기 쉬운 장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대량으로 생산할 경우 이 장비의 1대당 가격은 300달러 정도다.

말리부네트웍스사는 지난 97년에 설립됐으며 늦어도 내년까지는 브리즈컴사와 동일한 2∼10㎓의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소기업이나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1대당 300달러 안팎의 장비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 베이커 사장은 『우리 제품은 디지털가입자회선(DSL)이나 광케이블에 견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속 무선인터넷 접속기술이 보편화되기까지는 아직도 숱한 기술적 난관이 적지 않다. 폭우로 인해 전송능력이 감소하거나 빌딩이나 나무 밀집 지역에서 신호가 쪼개져 전송되는 것과 같은 문제점들이다. 아직은 안테나에 사람이 부딪히는 정도의 단순한 충격에도 무선 시스템 전체가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들 업체들은 이른바 「주파수 하핑(Frequency Hopping)」 기술이나 「스프레드 스펙트럼 (Spread Spectrum)」 기술, 최근에는 주파수 직각분할 다중송신(OFDM) 방식으로 이 기술적인 문제점들을 보완해가고 있다. 특히 시스코시스템스도 지난해말 고속 인터넷 접속에 이용될 수 있는 주파수 직각분할 다중송신 방식의 실용 모델을 개발했다.<잭최기자 jac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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