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신세대 펀드 매니저의 펀딩 비결

신세대 닷컴 펀드 매니저들의 펀딩 기법이 돋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주가가 거의 널뛰기 장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자신들의 젊은 패기와 배짱으로 밀어붙이면서 나름대로 닷컴 펀드 운영의 「일가」를 이뤄가고 있다. 이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한 펀드매니저를 쫓아가 보았다.편집자

펀드 매니저인 퀸트 슬레이터리씨는 전형적인 현대판 「자금 관리인」의 표본이다. 그는 27세의 패기 넘치는 젊은 나이인데다 첨단 기술통이기도 하다. 그는 이제 주식을 사들여 하루 이틀만에 처분하곤 한다.

그는 좀처럼 겁 먹지 않는 듯 싶다. 그는 『널뛰기 장세에 이미 익숙해졌다』며 『그 동안 어떤 문제도 없었다』고 잘라 말한다.

이른바 「3월의 광란」으로까지 불리는 나스닥 시장에서 그가 관리중인 2개의 펀드가 휘청거렸던 사실을 떠올린다면 이 같은 배짱은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다.

그가 관리하는 펀드는 PBHG 뉴 어퍼튜너티스와 PBHG 실렉트 이퀴어티다. 이 가운데 PBHG 뉴 어퍼튜너티스 펀드는 4주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에 42%의 가치 폭락을 기록했고 비교적 보수적인 방법으로 관리해온 PBHG 실렉트 이퀴어티 펀드도 37%나 곤두박질쳤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같은 낙폭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다수의 투자가들이 경계의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슬레이터리씨는 『이제까지 투자가들의 투자금 환수로 문제가 발생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단언한다.

바로 여기에 그 동안 휘청거리던 나스닥 장세가 지난 이틀 동안 반등한 비밀의 단서가 숨어 있다. 지난해 고공행진을 하던 하이테크 주식을 사들여 막대한 액수의 돈을 벌어들인 사람들, 특히 지난 6개월 사이에 하이테크 주식을 매입한 투자가들은 나스닥 시장의 이 같은 휘발성을 경험한 뒤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지레 겁먹은 일부 투기성 단기투자가들이 떨어져 나갔지만 절대 다수는 투자상황에 우려할 만한 변화가 오지 않았다며 버티기로 일관해온 것이다.

슬레이터리씨는 『이 같은 평가 가치에 관계없이 성장이 가장 빠른 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슬레이터리씨의 이 같은 태도는 기업 가치를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는 베테랑 펀드 매니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기업의 성장속도에 초점을 맞춘 슬레이터리씨와 그의 투자가들의 전략은 멋지게 적중했다.

프랭크 P 슬레이터리 5세라는 본명보다 별칭을 즐겨 사용하는 그는 펀드매니저로 변신한 지 이제 막 1년을 넘긴 애송이에 불과하다. 그는 지난해 2월 11일, 뉴 어퍼튜너티스의 펀드매니저로 자금관리업에 입문했다. 그러나 더 이상 신규투자가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 지난해 11월까지 채 1년이 안되는 기간 동안 그가 관리한 뉴 어퍼튜너티스는 622%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그가 이처럼 뉴 어퍼튜너티스를 키워놓은 뒤 인수한 게 실렉트 이퀴어티 펀드다.

이들 펀드는 최근 「나스닥 격동」에 아랑곳 없이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초고속 성장을 기록중인 30개 기업에 뉴 어퍼튜너티스 자산의 80%를 투자하고 있다. 그는 회사의 성장이 둔화되기 전까지는 주가변동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슬레이터리씨는 남은 20%의 펀드로 투기성 투자가들의 주목을 끌 만한 주식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인다. 주가 변동이 2∼3달러만 되면 즉각 거래하는 이른바 「데이트레이딩(Day Trading:초 단타 매매)」에 뛰어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주식은 좀처럼 팔지 않는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식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사 주식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사는 그가 처음 사들인 뒤 무려 1000%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으나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관련회사들이 자체 회계감사관들의 압력에 굴복, 회계방식을 일괄 변경함에 따라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달 10일에 견줘 주식 가치가 82%나 폭락했다.

그의 시각은 간단하다. 서너 주 정도 폭락장세가 이어진다 해서 투자가들이 빠져나가지 않을 게 분명하며 바로 이 같은 투자심리가 나스닥을 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버티기에 능한 장기 투자가들을 몰아내려면 연속적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야만 한다. 이 같이 장세가 무너졌다는 신문 제목 몇개로 이들을 겁먹게 하기란 적어도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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