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11>
중국에서 돌아와 김포공항에 내리자 윤대섭 실장이 나와 있었다. 자주 해외 출장을 다니기 때문에 직원이 배웅하고 마중하는 일은 삼가도록 했다. 운전기사가 차를 가지고 나오는 것이 보통이었다.
『자넨 왜 나왔나?』
멋쩍게 웃고 있는 그를 보면서 내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는 대답을 못하고 우물거렸다. 그때가 점심 무렵이었는데, 나는 그를 데리고 공항 안에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식사를 주문하고 담배를 한 개비 피워물더니 윤대섭 실장은 주머니에서 서류 뭉치를 꺼냈다.
『사람을 가려내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습니다. 기술연구가 힘들다고 하지만, 그것은 아무리 힘들어도 머리가 아플 뿐 가슴이 아프지는 않는데, 이 경우는 가슴이 아파서….』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 어떤 기준을 정하고 잘랐어?』
나는 서류를 들여다보지 않고 한쪽으로 밀어놓고 물었다.
『명단을 한 번 보시지요.』
『명단을 보면 어떤 기준이었는지 나타나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기준은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바로 사장님 입장에서, 다시 말해 최고 경영자 입장에서 판단을 했습니다.』
『잘했군. 자네도 최고 경영자가 될 자격이 있어.』
『그런 자격을 얻기 위해서라면 최고 경영자 포기하겠습니다.』
『몇 명을 내보내기로 했나?』
『반을 추리라고 하셔서 스무명을 뽑았습니다.』
『여기 뽑힌 사람이 나가는 사람들인가?』
『사장님이 명단을 보고 붙잡고 싶은 직원이 있으면 바꾸시죠.』
『자네가 결정한 일에 번복은 없을 거야. 번복한다면 내가 처리하지 왜 자네에게 맡겼겠어.』
『왜 이런 일을 저에게 맡기시죠? 차라리 제가 나가는 것이 편할 것 같습니다.』
『자네는 안돼. 물론, 월급의 액수가 많은 순위대로 뽑는다면 자네가 일순위겠지만.』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나는 보기 싫은 그 명단철을 들고 폈다. 이상하게 가슴이 떨렸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이름은 기술과장 함일주였다. 그는 연구실 직원 가운데 가장 고령자고, 창업 멤버는 아니지만 입사 연조도 윤대섭만큼이나 오래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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