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판결 잭슨 판사, 빌게이츠 회장, 보아즈 변호사는 누구인가

이번 마이크로소프트 독점소송 핵심 인물은 누구인가. 이번 소송의 법정 판결을 맡은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와 승리를 낚은 미 정부측 데이비드 보아즈 변호사, 패배의 쓴잔을 마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세 사람으로 압축된다.

△미 연방지방법원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62)

해군 장교 출신으로 본인을 포함해 세 사람이 공동 소유한 길이 33 피트 요트로 주말이면 바닷바람을 쐬는 게 취미다. 워싱턴 DC 조지타운에 살며, 가끔씩 법원까지 20블록의 거리를 걸어 오가기도 한다.

공화당원으로 지난 82년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연방판사로 임명됐다.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상대로 처음 소송을 제기한 95년 이래 마이크로소프트 소송을 맡아왔다. 지난 97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내린 자신의 주요 판결이 직권 남용이라는 이유로 미 연방 항소법원에서 번복되기도 했다.

그는 재판중 변호사 대신 증인을 심문하기도 하는 자유로운 성격인 반면, 자신의 논평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했다며 기자들을 혹평하는 철저한 성격이기도 하다. 어떤 때는 증인과 변호인 앞에서 화를 내기도 한다. 빌 게이츠의 재판 전 심리 내용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때로 졸지 않으려 애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컴퓨터 기술에 대한 이해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내려받기(다운로드)하고 설치하는 방법에 대해 주위 사람이 장황한 설명을 해줘야 이해하는 수준이다. 그는 정기적으로 재판을 다룬 기사를 읽곤 한다. 이제 다 큰 두 딸 중 한 명이 현직 기자인데도 언론에 호의적인 편이 아니다.

△빌 게이츠(44)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 겸 850억달러의 재산을 가진 세계 최고의 부자다. 시애틀에 있는 레이크사이드 사립학교에서 13세부터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75년 하버드 대학을 중퇴한 직후 마이크로소프트사를 공동 설립했다.

91년까지 대부분의 전세계 개인 컴퓨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용체계(OS)를 사용할 정도다. 남에게 지기를 극도로 싫어하고, 감정적이며 모든 일을 자기 손으로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성격이다.

흥분하거나 깊은 생각에 빠져있을 때 흔들의자에 앉아 흔들거림을 즐기는 습관도 있다. 다른 재판에서는 증인으로 출두해 증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독점 소송에는 증인으로 출두하지 않았다.

재판 전 심리에서 정부측 변호사의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해 도전적인 자세로 임했다. 핵심 사안과 전자우편에 대해 불투명하게 답변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예컨대 『내가 이 전자우편을 쓸 때 구체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확실치 않다. 그러나 본인은 이 자리에 앉아 본인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 정도는 댈 수 있다』는 식으로 애매 모호하게 답변했다.

9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직원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지난해 여론의 압력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은 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하버드 대학 시절 같이 포커를 즐기던 친구이자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발머에게 사장 겸 최고경영자 자리를 물려줬다.

△데이비드 보아즈(58)

미 법무부가 정부측 소송 책임자로 고용한 민간 반독점 전문 변호사로 붙임성이 좋은 편이다. 예일대 법대 출신으로 이번 소송의 수임료로 시간당 250달러에 계약을 맺었으나, 나중에 연간 10만4000달러로 조정했다.

저가의 네이비 블루 양복을 즐겨 입고 검은색의 끈 달린 운동화도 즐겨 신는다. 재판 기간 내내 양복 색깔과 같은 네이비 블루 넥타이를 착용했다. 메모를 하지 않는 편이며 기억력도 뛰어나다. 소송을 처음 맡을 당시 디지털 비디오가 인터넷을 통해 어떻게 스트림(Stream)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못할 정도로 컴퓨터 기술에 대해 별 지식이 없었으나,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나 소프트웨어 디자인할 때 쓰는 다이내믹 링크 라이브러리(Dynamic Link Libraries) 등 기술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예리하게 질문해 증인들을 곤경에 빠뜨릴 정도로 컴퓨터 지식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접속서비스업체가 아메리카온라인(AOL)사라고 계속 틀리게 말하기도 했으며, 로그인(Log in)을 로전(Lojun)이라고 틀리게 발음해 방청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증인심문 과정에서 별 뜻 없이 질문을 던지는 듯 하다가 증언과 불일치하는 전자우편이나 나머지 문서를 제시하고는 『당신은 이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렇죠』라고 하거나, 『당신은 지금 허위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죠』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방법을 즐겨 사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측 증인을 몰아붙여 『거짓 증언임을 시인한다』는 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또 미 법무부를 상대로 13년이 걸린 반독점 소송에서 IBM측을 변호한 바 있으며, 이 사건에서 법무부 수석 경제학자를 38일간 계속 심문한 기록 보유자다.

뉴욕주 알몽크 소재 보아즈&실러 법률회사의 현직 파트너이며 최근 전 매니저를 상대로 코미디언 개리 스탠들링이 제기한 1억달러 짜리 소송에서 스탠들링을 변호하기도 했다.<존리기자 jo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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