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의미와 파장

세계 굴지의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2월 초 자동차 e마켓플레이스인 오토익스체인지에 자동차 관련 부품 구매주문을 낸 지 8시간만에 부품업체와 거래가 성사되는 최단기간의 구매 프로세스를 경험했다. 포드가 한 것이라고는 필요한 부품의 요구사항과 물량, 구매비용 등을 표준화된 양식에 기입, 마켓플레이스에 올려놓은것 밖에는 없다.

이제까지 부품업체에 일일이 팩스나 메일로 구매견적을 넣고 담당자와 통화하고 가격을 흥정하는 기존의 모든 과정이 필요없어진 것이다. 포드는 이 첫번째 온라인 거래로 7500만달러에 달하는 부품거래 계약을 체결했으며 부품 수급을 위한 기간을 크게 줄인 것은 물론 온라인 경매를 통해 1700만달러의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전자부품 관련 e마켓플레이스인 넷바이닷컴을 통해 거래하는 기업은 요즘 전자부품 공급처중 가장 저렴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디아를 통해 값싼 가격으로 부품을 공급받고 있어 생산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이처럼 포드와 넷바이의 사례는 e마켓플레이스가 기업간(B2B) 전자상거래의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마켓플레이스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인터넷 기반의 가상공간에 모여 필요한 물건을 사고 팔고 정보도 교환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B2B가 가장 일상화된 형태이자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그러나 e마켓플레이스는 오프라인상의 경제 활동을 단순히 온라인 상에 옮겨놓은 것이 아니다. 오프라인 상에서 불필요하고 복잡한 과정들은 일거에 사라지고 혁신적인 프로세스와 투명한 거래를 통해 거래 기간을 크게 줄이고 구매비용을 절감하는 등의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시장 분석가들은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구매 및 판매에 소요되는 비용의 20% 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매 분석기관인 CAPS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이 업종별로 연간 매출액대비 최소 35%에서 많게는 65%에 이르는 구매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 구매 비용을 줄이는 것이 경쟁력의 관건으로 등장하고 있는만큼 e마켓플레이스로의 합류는 오프라인 기업들에 불가피한 선택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지난해 12월 e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고 있는 미국의 주요 35개 기업과 인터뷰 조사를 한 결과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얻는 연간 비용가치는 기업당 평균 지난해 1900만달러에서 2001년 4900만달러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e마켓플레이스는 비용 절감이라는 현실적인 이익 측면 뿐만 아니라 기업단위, 업종단위로 대표되는 기존의 모든 경제 기반을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단위이자 이제까지의 모든 경제 행위와 경제 질서를 새롭게 재편하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이라는 차원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e마켓플레이스는 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의 개념이 아니라 모든 경제가 e마켓플레이스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지 않으면 기업간 경쟁체제에서 살아 남기 힘든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로 인해 기업의 제품 개발이나 구매관행, 납기 프로세스, 공급망 관리 등은 일대 혁신을 겪는 등 부수적인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그룹 등 분석기관은 향후 3∼5년내 업종에 관계없이 기업의 대부분이 e마켓플레이스에 참여하고 전체 거래의 최소 20∼30% 가량을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처리할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경우는 올해 안에 전 산업에 걸쳐 1만개의 e마켓플레이스가 출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미 e마켓플레이스의 효과를 보고 있는 포드의 경우는 아예 향후 2년 내에 연간 수천억달러의 모든 구매 부문을 이를 통해 처리할 계획인 등 앞으로 e마켓플레이스로 인한 파장은 예측을 불허할 정도다.

한국오라클의 장동인 이사는 『앞으로 기업간 거래의 상당 부분이 e마켓플레이스에서 이뤄질 것이며 이제까지 이뤄진 모든 기업간, 업종간 경제 행위는 앞으로 e마켓플레이스에서 재편돼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더 나아가 마켓플레이스간 전략제휴나 합병 등도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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